490년 전, 한강을 배경으로 ‘실경산수화’로 그려낸 <독서당계회도> 환수

내달 7일부터는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도 공개
기사입력 2022.06.24 11:20 조회수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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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된 16세기 중종 때 그려진 ‘독서당계회도’

 

 

 

 

[서울문화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사무총장 김계식)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1531년경 한강 동호(東湖) 일대를 배경으로 그려낸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하였다.

 

독서당(讀書堂)은 중종 12(1517) 한강 연안 두모포에 신축되어 사가독서에 사용되었으며, 임진왜란 중에 소실될 때까지 학문 연구 등의 기능을 담당하였던 곳으로 독서당계회도는 조선시대 젊고 유능한 문신들을 선발하여 휴가를 주고 공무 대신 학문에 전념하게 한 인재 양성책인 사가독서(賜暇讀書)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여 실경산수로 제작된 것으로, 그림 하단에 실제 참석자들의 이름과 계회 당시 관직명 등을 통해 중종(中宗, 재위 1506-1544) 연간에 그려진 것으로 제작연도가 파악되었다.

 

 

 

독서당계회도.jpg
독서당계회도, 비단에 수묵채색, 전체 187.2×72.4cm, 화면 91.3×62.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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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림의 상단에는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라는 제목이 전서체로 쓰여 있고, 중단의 화면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응봉(鷹峰, 매봉산)을 중심으로 한강변의 두모포(豆毛浦)(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일대가 묘사되어 있으며, 중앙부에는 강변의 풍경과 누각이 자리잡고 있다. 강변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개에 가려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讀書堂, 현재 옥수동 극동아파트 부근)을 확인할 수 있고,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흥겨운 뱃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사가독서한 시기, 과거 급제 연도, 계회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되어 있다. 참석자들은 1516년부터 1530년 사이에 사가독서한 20~30대의 젊은 관료들이다. 이 중에는 청백리이자 백운동서원(, 영주시 순흥면에 위치한 소수서원)을 설립하여 서원의 시초를 이룬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을 비롯하여 성리학의 대가로 추앙받았으며 규암집(圭菴集)을 저술한 송인수(宋麟壽, 1499-1547), 50년 간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시문에 뛰어났던 송순(宋純, 1493-1582) 등의 관료들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독서당계회도에 기록된 참석자들의 관직은 그림의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송인수와 허항(許沆, 1497-1537)1531년과 1532년 초에 각각 새로운 관직에 임명되었는데, 좌목에는 이들이 1531년 지냈던 관직명이 기재되어 있어 이 작품이 1531년경에 제작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현재 조선시대 계회도는 180여 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중 1516세기 계회도는 50점 정도가 남아 있다. 그러나 독서당계회도는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동호계회도’(1545), 서울대박물관 소장 독서당계회도’(1570년경)까지 모두 3점이며, 모두 16세기에 제작된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에 돌아온 작품은 현전하는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에 제작 시기가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아있는 계회도 중 국보는 없고, 서울대박물관 소장 독서당계회도을 포함하여 1219점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박은순 덕성여대 교수.jpg
박은순 덕성여대 교수

 

 

이날 공개회에서 박은순 덕성여대 교수는 독서당계회도’ “현전하는 작품이 적은 조선 전기의 기년작(紀年作, 제작연대를 알 수 있는 기록이 있는 작품)이라는 점과 함께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실경산수로 그려진 계회도로 아름다운 청색 안료가 칠해져 있는 등 다른 작품과 비교해 표현 수준이 상당히 높을 뿐만 아니라 조선 초기 산수화의 면모를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독서당계회도가 국보나 보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회화의 수준이 상당히 높은 당대 대표작으로서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돌아온 독서당계회도는 이미 국내 학계에서는 알려져 있던 유물로,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간다 기이치로(동양학자, 교토 국립박물관 관장 역임)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은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매입하게 되었다.

 

강혜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부장은 국내 학계에서 이 작품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그 행방을 정확히 몰랐는데, 뉴욕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을 재단에서 파악한 후 경매에 입찰했다. 하지만 경매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으나, 다행히 매입에 성공함으로써 우리 문화재가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490년의 세월을 거슬러 우리 품으로 다시 돌아온 독서당계회도는 오는 77일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되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2022. 7. 7.9. 25.) 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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