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이 김한용, 한영수, 홍순태 등 1세대 사진작가가 서울의 실제 일상을 포착한 흑백사진을 비롯한 총천연색 광고사진 포스터를 소개하는 사진회고전 ‘서울사진, 실제와 환영’을 기획전시실B에서 선보인다.
전시 구성은 〈파트1 하늘에서 본 서울〉, 〈파트2 서울에 산다>, 〈파트3 광고사진 속의 환영〉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한국전쟁 이후, 전쟁의 참화를 극복하며 살아가던 서울시민의 실제 일상생활 모습을 촬영한 흑백사진과 행복에의 꿈이 담긴 총천연색 사진광고 등 7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파트1 ‘하늘에서 본 서울’에서는 한국전쟁 중에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김한용 작가가 60년대부터 공군의 도움으로 서울 상공에서 찍은 시가지의 모습을 선보인다. 서울 전역을 누비며 찍은 항공사진에는 전쟁의 상흔을 넘어 고층빌딩이 하나둘 들어서가며 현대도시로 탈바꿈하던 서울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있다. 당시 홍보용 화보에 자주 등장했던 서울의 항공사진은 당시의 실제實際 모습이자 조국 근대화의 구호 속에,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가던 환영幻影이기도 하다.
파트2 ‘서울에 산다’에서는 한영수, 홍순태 작가가 1950-70년대 근대 조국의 수도를 재건하는 목표에 매진하던 당시 서울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소개되고 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두 작가의 시선은 사뭇 다른데, 당시 광고사진으로 유명했던 한영수 작가는 세련되고 정제된 구도로 모던한 현대 도시의 모습을 남기고 있는 반면에, 서울 토박이 홍순태 작가는 개발에 소외된 판잣집, 빈민굴, 조용한 시골이던 강남이나 뒷골목을 찾아 서민의 삶을 포착하였다.
파트3 ‘광고사진 속의 환영’에는 최초의 창작광고상인 ‘조선일보 광고대상’에서 4차례 대상을 수상했던 김한용 작가가 창출해낸 광고사진 속 환영의 이미지를 만나볼 수 있다. 광고 속에서 젊은 시절의 태현실, 윤정희, 유지인, 장미희 등 유명 배우와 전문모델이 제품을 들고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소비자는 광고 속 제품을 구입하면서 자신도 행복해지리라 기대했을 것이다. 사진가의 구상으로 탄생한 광고사진 속의 환영은 고단하고 복잡한 도시생활을 살아가던 소시민들의 희망과 맞닿아 있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5. 8(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은 휴관이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