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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서울을 터 삼아 살고 있는 사람들도 늘 다니던 곳도 무심히 지나던 길도 몇 년 사이 아파트가, 혹은 큰 빌딩이 들어서면서 과거의 모습은 아련한 기억 속에 만 존재할 정도로 서울은 급격히 변화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10여 년 전의 모습도 잊어버릴 정도로 서울은 그 어느 곳 보다도 급격히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다.
지금은 카메라가 대중화되어 휴대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재의 순간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지만 수십 년 전 만해도 카메라는 대중적인 물건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100여 년 전 과거에는 한국인의 삶과 자연은 대부분 해외에서 들어온 이방인들에 의해 기록이 되었다. 그 중에 선교사는 다른 이방인보다 자유롭게 전국을 다니며 우리의 과거를 기록했다.
100년 전 서울은 어떤 모습을 하고,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은 어떠했을까?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은 매년 해외에서는 무관심 속에 사라지거나 잊혀지고, 국내에서는 자료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잘 알려지지 않은 미공개 서울학자료를 발굴하고 조사한 성과를 학술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최근 서울역사박물관은 미국 드류대학교 도서관을 비롯하여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 LOC), 국립문서기록관리청(The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NARA) 등에 소장된 총 5,400여 건의 서울사진을 조사하였다. 이 중에서 뉴저지주 드류대학교(Drew University) 도서관에 소장된 미국 연합감리교회 아카이브(General Commission on Archives and History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GCAH)의 약 3,200건의 서울사진 중 사료적 가치가 높은 180건을 엄선하여 학술총서 17〈100년 전 선교사, 서울을 기록하다〉를 발간했다.
〈100년 전 선교사, 서울을 기록하다〉
미국 연합감리교회 아카이브는 미국 감리교 선교사들이 조선으로 건너와 사역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로 국내에 간헐적이고 단편적인 학계 소개나 충남 등 다른 지역의 사진들이 소개된 바 있었지만, 서울사진이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감리교 선교사들이 남긴 사진은 당시 조선총독부와 일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나타나는 식민주의적인 정치 의도와는 달리 생생한 삶의 현장으로서의 서울풍경과 생활상을 기록한 희귀자료가 많아 서울학 자료로도 가치가 크다.
그간 국내에 소개되었던 미국 내 근대 사진자료가 충분한 분석과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아 세부 사항을 파악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사진과 함께 조선 말기~일제강점기 신문, 상업사자료, 역사자료, 지적도 등 철저한 문헌 조사와 검증을 통해 자세한 국・영문 해제를 더하여 사료적 가치를 높였다.
주제는 ‘서울거리 풍경’, ‘한양도성과 궁궐’, ‘학교’, ‘병원과 의학교’, ‘교회’, ‘일상 생활’ 등 총 6개로 분류되었다. 특히, 같은 장소의 사진이 시간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촬영된 것이 있어 시간의 추이에 따른 서울의 변화상을 비교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100년 전 선교사, 서울을 기록하다〉는 서울책방(서울시청 지하1층)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가격 23,000원) [권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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