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경복궁 발굴·복원 30년史을 그려내다.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 특별전
기사입력 2022.01.05 14:04 조회수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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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_전경 야간_케이티빌딩에서본 경복궁 01.jpg

 

 

[서울문화인] 조선의 법궁(法宮)인 경복궁은 1394(태조 3) 신도궁궐조성도감이라는 임시기구를 설치를 시작으로 13959월에 궁궐 조성되었다. 하지만 정종이 즉위하면서는 도읍을 개성으로 다시 옮겨가게 되었다. 태종대에 들어서는 경복궁으로 이어 하지는 않았으나 경복궁 수리에 관심을 두어 경회루를 지었고, 세종 때에는 집현전과 보루각을 강녕전 서쪽에는 흠경각을 짓는 등 경복궁을 수리하였고, 문과 다리에는 이름을 명명하였다.

    

1553(명종 8) 궁내에 화재 발생하여 근정전만 남긴 채 편전과 침전 권역의 건물이 모두 소실, 이듬해에 강녕전·교태전·연생전·흠경각·사정전 등을 복원하였지만 임진왜란(1592)으로 궁은 전소되어 폐허로 변했다. 선조 1606년 때 궁궐영건도감을 설치하여 중건을 단행하려 하였으나 전쟁으로 인하여 국토가 황폐화 되고 재정이 고갈된 상태에서 대대적인 중건이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광해군 한 때 경복궁 중건의 뜻을 보였으나 역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270여 년이 지나 고종 때 흥선대원군에 의해 1865년 중건이 시작되어 1867년에 완료되었다. 그러나 경복궁의 수난은 계속되었다. 1873년의 화재로 400여 칸, 1876년의 화재로 830여 칸이 소실, 이후 아관파천과 일제 강점기로 들어서면서 경회루·근정전 등의 일부 건물을 제외한 4천여 칸을 민간에 방매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1950년 한국전쟁으로 광화문이 소실되고, 경회루 층계·석주·하층천장이 파손되는 등 여러 건물이 피폭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이뤄진 복원 사업은 1968년 일제강점기 현 국립민속박물관 정문으로 옮겨졌던 광화문이 당시 중앙청 정문으로 복원되었다. 그러다 일제에 의해 변형훼철된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을 원형대로 복원·정비하여 역사성 회복 및 문화관광자원화 하고자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경복궁 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그 시작은 조선왕궁 복원정화에 따른 관리개선 보고(1984. 5. 22, 대통령재가)를 시작으로 90년부터 경복궁 1차 복원 기본계획 추진(1990~2010, 예산 1,571억원)되었으며, 현재 경복궁 2차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현재의 세종로 일대는 조선 건국과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온 공간이다. 광화문이 세워진지 600년을 맞아, 서울역사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협력전으로 광화문 일대의 역사와 공간을 탐색하는 서울역사문화특별전 광화문 600; 세 가지 이야기를 세 박물관이 각기 다른 주제로 진행한다.

 

먼저 서울역사박물관은 육조거리를 주제로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1116일부터 2022327), 국립고궁박물관은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하여 경복궁 발굴복원을 주제로 고궁연화古宮年華특별전(121()부터 2022227),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국현대사로 보는 광화문을 주제로 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1217일부터 2022228)을 진행한다.

 

 

 

실감영상.jpg

 

 

국립고궁박물관 고궁연화古宮年華특별전

 

고궁연화古宮年華는 경복궁 발굴·복원 30주년 기념 하여 조선의 법궁(法宮)이었던 경복궁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다시 생명력 넘치는 문화유산으로 거듭나기까지의 발굴과 복원 노력을 조명하는 전시로 고궁연화는 年華(빛나는 해)’, ‘煙花(봄의 경치)’ 두 가지 중의적인 뜻으로 경복궁 복원이 끝나고 맞이하게 될 경복궁의 찬란한 시간이자 봄을 의미한다.

 

전시에서는 그동안 잘 소개되지 않았던 발굴 현장 기록 일지, 발굴 실측 도면과 복원도면 등 20여 점의 원본 자료를 통해 경복궁 발굴·복원사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전시의 소재가 우리가 현재 눈으로 보고 아름다움과 역사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건축물의 복원을 그리고 있어 대중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시가 아닌 만큼, 전시장에는 실감 콘텐츠로 제작된 인터뷰 영상과 미디어파사드 기법이 접목된 3면 영상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복원한 전각 4곳에 사계절을 역순으로 투영시키고 이를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구성해 전각들이 본래의 모습을 회복했다는 복원의 의미를 구현하였다.

 

 

전시는 도입부 적심(積心)’, 1바람이 문에를 처도’, 2진흙속에 묻혀눕은’, 3오백년 거륵한 공’, 4봄어름 처음녹고’, 4부로 구성하였다. 각 부제(副題)1927년 잡지 <동광>에 실린 시인 시목(詩牧)의 고궁단영(古宮短詠)에서 따 온 것으로, 일제강점기 훼손된 경복궁의 모습을 노래한 시다.

 

도입부 적심(積心)’은 건물의 구조와 규모를 보여주는 기초 부분이자 복원의 실마리로서, 발굴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곳이다. 이곳은 박진우 작가가 적심이라는 단어를 기반으로 여러 마음이 쌓여 만들어지는 경복궁 건물의 토대가 되는 적심을 주제로 설치 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천장에서 길게 늘어뜨린 적심을 궁궐 전각처럼 배치하여 재해석된 경복궁을 유영하듯 감상하게 했다.

 

 

도입부.jpg

 

 

1바람이 문에를 처도에서는 복원된 흥복전 내부에서 창문 밖 일제강점기 총독부의 정원이 된 겨울의 흥복전을 바라보는 시점으로 공간을 연출하였다. 맞은편에는 훼철(헐어서 치워버림)된 경복궁을 주제로 한 조지훈(1920-1968)<봉황수> 등이 소개되고 있다. <봉황수>는 고궁을 보며 망국의 비애를 노래한 산문시로 당대 문학인들이 느꼈을 무력한 마음을 그리고 있다.

 

 

고궁단영 01.jpg
1927년 잡지 <동광>에 실린 시인 시목(詩牧)의 고궁단영(古宮短詠) / 일제강점기 훼손된 경복궁의 모습을 노래한 시다.

 

 

고궁단영

 

수수한 봄바람에 옛 궁전 찾아드니

광화문 간 곳 없고 돌집 하나 높아 있네

낯설은 길손 하나만 눈물짓고 가더라

 

신라적 옛 불상과 고려적 도기들은

기리고 기린 자취 (나를) 보라 하건마는

보아도 보지 못하니 그를 설워 하노라

 

근정전 앞을 두고 뒷문 좇아 들어가니

진흙 속에 묻혀 누운 무심한 돌해태야.

오백년 거룩한 공을 너는 알까 하노라.

 

경회루 깊은 못에 봄 얼음 처음 녹고

소나무 빈 정자에 까마귀와 까치만 지저귄다.

바람이 문을 쳐도 애끊는 듯하여라.

 

-314일 경복궁 안에서-

 

 

2진흙속에 묻혀눕은에서는 사시사철 현장을 지키는 발굴조사단의 모습을 단풍이 무르익고 노동의 결실을 맺는 가을로 비유하였다. 전면부에는 경복궁 출토 도자기 파편과 발굴 일기, 유물 조사 카드 등을 토층도(土層圖, 흙의 층위를 그린 그림)로 연출하여 유적의 느낌을 살렸다. 후면부에는 소주방지(임금의 수라와 궁중의 잔치 음식을 준비하던 공간) 출토 도자기, 기와, 철제 생활용구 등을 상부에 전시하여 사람에 의해 매장 문화재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표현하였다. 경복궁 터를 직접 발굴했던 전직현직 조사단 3인과 전시담당자의 인터뷰에서는 숨겨진 발굴 이야기가 실감 콘텐츠로 표현된다.

 

 

발굴 현장의 슬라이드 사진들.jpg
발굴 현장의 슬라이드 사진들

 

 

 

3오백년 거륵한 공은 약 높이 4m, 너비 15m의 대형 미디어월에 복원 도면을 라인그래픽(줄선으로 형상을 그리는 기법)으로 제작하여 궁궐 건축의 촘촘한 설계를 한 눈에 만날 수 있다. 경복궁 복원 건축 도면은 발굴 성과를 토대로 고지도, 문헌사료, 실측도면 등을 종합하여 만든 발굴·복원의 집합체이다. 도면 영상 맞은편에는 경복궁 밤풍경이 함께 어우러져 여름밤 궁궐을 거니는 느낌을 받도록 꾸몄다. 또한, 영상 원본인 너비 약 1-2m에 육박하는 강녕전, 교태전 정면도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 02.jpg
경복궁 복원 건축 도면

 

 

전시 03.jpg

 

 

4봄어름 처음녹고에서는 2045년 경복궁 복원이 마무리 된 후 맞이할 경복궁의 봄을 3면 대형 영상으로 구현했다. 복원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이름 별무리로 북궐도형(北闕圖形, 1865년 경복궁 중건 후 19세기말에 제작된 경복궁 평면 배치도로 경복궁 복원 정비 사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을 그려 디지털 상량문으로 재해석하였다. 또한, 복원공사에서 사용한 공구와 근정전, 향원정 보수 시 교체된 부재들을 함께 전시하여 경복궁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보수방법과 노력을 선보인다.

 

 

전시 04.jpg

 

 

이번 전시가 지난 발굴의 역사를 담은 만큼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온라인 콘텐츠로 경복궁의 사계절을 담은 타임랩스, 전시 해설 등 관련 영상이 문화재청과 박물관 유튜브로 제공되고 있으며, 전시실 전경, 유물설명, 사진을 담은 가상현실(VR) 콘텐츠도 향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년간 발굴 현장과 복원 공사 모습과 경복궁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집도 내년 초 발간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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