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 여성화가 최욱경의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
기사입력 2021.11.08 16:50 조회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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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 과천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여성화가 최욱경의 대규모 회고전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를 선보이고 있다.

 

최욱경(1940~1985)1940년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예고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63년에 도미(渡美), 미국 유학 후 현지에서 화가이자 미술 교육자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1965년에는 작은 돌들(Small Stones)이라는 영문 시집을 출간하면서 문학에 대한 관심을 처음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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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여성화가 최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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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돌들(Small Stones)』 영문 시집

 

 

 

1970년대에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작품 창작과 강의를 병행했고, 앨리스의 고양이를 비롯한 시 45편을 수록한 국문 시집 낯설은 얼굴들처럼(1972)을 출간하기도 했다. 1979년부터 1985년 작고할 때 까지는 영남대와 덕성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의 산과 섬을 주제로 한 회화 작업 제작에 몰두했다.

 

최욱경은 1980년대에 상파울루 비엔날레(1981), 뉴욕에서 한국 현대 드로잉전(1981), 교토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전(1982), 파리의 살롱 도톤(1982) 등 해외에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국제 전시에 다수 참여하면서 당대의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작고 이후에도 국립현대미술관과 호암갤러리 등에서 작가를 추모하는 회고전(1987)이 개최된 바 있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개최된여성 추상미술가들(Women in Abstraction)(2021.5) 전시가 1022일부터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순회 전시되고 있고, 모교인 미국 크랜브룩 미술 아카데미전시(1932년 이후 크랜브룩 미술 아카데미(With Eyes Opened: Cranbrook Academy of Art Since 1932))에도 출품되는 등 최근 해외에서도 시대를 앞섰던 추상표현주의 여성화가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미술가, 교육자, 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욱경은 주로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영향을 수용한 미국적인 화가혹은 요절한 비극적인 여성 작가로 인식되어 왔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는 그의 작업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루이스 캐럴(Lewis Carrol, 1832~1898)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작가의 시집 등 미술이 문학과 연계하여 주목, 그의 작업 전반을 펼쳐내었다.

 

전시는 크게 4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미국이라는 원더랜드를 향하여’, ‘한국과 미국,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한국의 산과 섬, 그림의 고향으로’ 3개의 주제 공간은 연대기별로, 마지막 에필로그. 거울의 방: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자화상 작품 및 기록물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공간 미국이라는 원더랜드를 향하여는 작가가 1963년부터 1970년까지 미국 유학을 통해 추상표현주의와 후기 회화적 추상에서 팝아트와 네오 다다에 이르기까지 미국 동시대 미술을 폭넓게 수용한 시기이다. 그가 미국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된 것은 1968년 뉴햄프셔에 위치한 프랭클린 피어스 대학의 조교수로 재직하게 되면서다. 같은 해에 그는 <평화>와 같은 구상 작업을 통해 당대 미국 사회의 주요 쟁점이었던 베트남전 반전 운동에 동조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드러냈으며, 1960년대의 작업에서 절규하는 <화난 여인>(1966)이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발언하는 <평화> 속의 단호한 여성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은 그가 유학생에서 교수로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며 미국 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 그 자체를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 공간에서는 <화난 여인>(1966), <나는 세 개의 눈을 가졌다>(1966) 등 표현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추상 회화 및 흑백 회화 등을 선보인다.

 

 

 

최욱경, 화난 여인, 1966, 캔버스에 유채, 137×174㎝,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jpg
최욱경, 화난 여인, 1966, 캔버스에 유채, 137×174㎝,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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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한국과 미국,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에서는 작가가 1971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동했던 시기로 그는 표현적인 추상미술에서 벗어나 구상과 추상이 결합된 독자적인 200호 이상의 대규모 추상미술 작업을 제작했다.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들에는 꽃과 산, 새와 동물을 연상케 하는 유기적 형태들이 뒤얽혀 있으며, 회전하면서 군무를 추거나 날아오르듯 부유하는 생명감이 넘치는 대작들이 주를 이룬다. 최욱경은 이 작품들을 제작하는 데 있어 영감을 준 요인으로 뉴멕시코의 풍경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언급한 바 있다. 이 공간에서는 <줄타기>(1977), <마사 그래함>(1977) 등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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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최욱경, 줄타기, 1977, 캔버스에 아크릴릭, 225×195㎝,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세 번째 한국의 산과 섬, 그림의 고향으로1979년에 귀국해 영남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상도 지역 산들의 능선, 거제도 등 남해의 섬과 물빛에서 얻은 감동, 태양 광선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색채 유희 등에 주목하게 되는데, 이것이 1980년대 작업의 변화를 야기한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원색의 강렬한 대비와 표현적인 성격이 두드러진 대작을 많이 그려내었던 이 시기에 해외에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국제 전시에 다수 참여하면서 당대의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이 공간에서는 1970년대의 작업과 달리, 중간색을 주로 사용하고 절제된 선과 구성을 강조하는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1984), <빨간 꽃>(1984)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최욱경, 경산 산, 1981, 캔버스에 아크릴릭, 80×177㎝, 개인 소장.jpg
최욱경, 경산 산, 1981, 캔버스에 아크릴릭, 80×177㎝, 개인 소장

 

 

최욱경,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 1984, 캔버스에 아크릴릭, 73.5×99㎝, 개인 소장.jpg
최욱경,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 1984, 캔버스에 아크릴릭, 73.5×99㎝,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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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에필로그. 거울의 방: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1950년대 초부터 1970년대까지 작가가 제작한 자화상을 선보이고 있다. 최욱경은 추상에 대한 다채로운 실험을 거듭하면서도 구상적인 작업 역시 지속적으로 시도했고, 그 기초가 된 것은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바라본 거울 속 모습이 다채로운 자화상를 남겼는데, 그의 자화상은 전시용 작품이라기보다 시를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던 것처럼, 자화상을 그리던 시기의 자신을 시각적으로 포착해 기록하는 수단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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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보면 최욱경은 추상에 대한 다채로운 실험을 거듭하면서도 구상적인 작업을 지속했음은 물론 문학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는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시는 2022213()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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