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진 ‘조화와 공존’의 아상블라주 예술작품

2021바다미술제, 부산 일광해수욕장에서 개막
기사입력 2021.10.20 12:18 조회수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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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바다미술제.jpg
일광해수욕장과 그 주변에서 진행되는 2021바다미술제

 

 

 

 

[서울문화인] 바다를 배경으로 자연환경을 예술적 공간으로 재해석하여 진행하는 부산 바다미술제가 올해 처음으로 동해남부선 전철 개통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일광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다.

 

 

부산광역시와 ()부산비엔날레조직회가 공동주최하는 바다미술제는 1987년에 서울올림픽 프레행사로 처음 개최되어 34년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바다미술제는 총 18회 개최하였으며, 1995년까지 총 8회를 개최, 이후 부산비엔날레에 통합되어 5회를 개최한 후 2011년부터 독립브랜드로 부산비엔날레가 개최되지 않는 홀수년에 개최되고 있다. 2011년 독립 개최이후 대한민국 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에서 2회를 개최하였고 최근에는 바다의 원시적 형태가 상대적으로 잘 보존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3회를 개최하였다.

 

 

그동안 해운대, 광안리, 송도, 다대포 등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규모가 큰 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지만 올해 리티카 비스와스(Ritika Biswas, 1995년생, 인도) 전시감독은 감독 공모에서 제안하였던 전시기획()에서 부터 일광해수욕장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그는 다중집합이 어려운 시기에 규모가 큰 장소보다는 아담하고 상업적이지 않은 해수욕장을 선호하였고, 일광해수욕장 백사장을 비롯한 일대의 하천과 다리, 공원, 포구에 형성된 어촌마을까지 모든 요소들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작용과 조화와 공존

1016일부터 1014일까지 30일간 진행하는 2021바다미술제의 전시주제는 인간과 비인간: 아상블라주’(잡동사니나 일상적 대상들을 한 화면에 입체적으로 조합하는 경향. 평면적인 형태가 아니라, 입체적인 콜라주 기법)이다. 이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의 공통 형질인 을 통해 교감하고 변화하는 흐름을 그려내고 바다를 연대의 장으로 포용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큰 해수욕장과 달리 주민들의 삶과 직접 맞닿은 일광해수욕장과 잘 어울린다.

 

 

정성연 집행위원장, 김경화 작가, 리티카 비스와스 예술감독.jpg
정성연 집행위원장, 김경화 작가, 리티카 비스와스 예술감독

 

 

 

 

리티카 비스와스 전시감독은 인간과 비인간을 분리된 개체로 인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이라는 공통된 형질을 공유하며 공존하는 존재로 바라볼 때, 비로소 하나의 아상블라주로서의 인간과 비인간을 받아들이게 된다.”라고 말한다.

 

13개국에서 참여한 22(36)의 작가들은 바다라는 곳에서 각자의 시선이 담긴 작품을 해변은 물론 주민들의 일상의 공간, 백사장과 건물 외벽에 비춰지는 영상 작품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과 공존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동해선 일광역에서 일광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부근에 설치된 대형 지느러미와 비늘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 보인다. 미국의 최앤샤인 아키텍츠의 피막이라는 작품으로 일광천 끝자락에 위치한 다리 강송교에 설치되어 바다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다. 거대한 뜨개질로 수놓아진 <피막>의 다양한 패턴은 다양한 몸들을 가로지르며 인간과 비인간 사이를 넘나든다. 실내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 마을회관 옥상에도 최앤샤인의 다른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최앤샤인 아키텍츠, 피막, 2021.jpg
최앤샤인 아키텍츠, 피막, 2021

 

 

 

그 주변에 안재국 작가는 낚시줄, 구리선 등을 사용해 일광천과 교량을 절묘하게 연결하는 거대한 생명체 <세포유희>를 탄생시켰으며, 일광천 부근 해맞이 빌에 대형 프로젝트 맵핑을 실현한 김안나 작가는 작가와 인공지능이 협업하여 <오션 머신>이라는 발명품을 시각화하고 우리 전통설화 속 용신부인과 함께 해양 플라스틱을 제거한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이는 인류가 맞이한 기후, 환경 문제에 대한 작가의 희망적 의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의 일부는 부산역 앞 LED 파사드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안재국, 세포유희, 2021.jpg
안재국, 세포유희, 2021

 

 

 

대나무로 만든 대형작품인 대만 작가 리쿠에이치의 <태동>은 작품의 내부와 외부를 분리하기 보다는 대나무의 직조된 결들을 통해 공존해야 하는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성찰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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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쿠에이치, 태동, 2021

 

 

 

다색의 빛을 반사시키는 특수 필름 패널로 제작된 OBBA<Lightwave>는 보트 패들로 만들어진 거대한 물결들 사이를 관객들이 거닐 수 있고 이를 통해 햇빛, , 바람, 모래와 같은 자연과 관객의 상호작용을 체감하도록 한다.

 

 

오비비에이, Lightwaves, 2021.jpg
오비비에이, Lightwaves, 2021 / 이소정과 곽상준으로 구성된 오비비에이는 건축뿐만 아니라 예술의 다양한 범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도시의 역사, 장소성과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경화 작가의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란 작품는 버려진 자개로 분해하여 재결합하여 거대한 알을 연출하였다. 표면의 다양한 자개의 문양들과 오색빛의 거대한 검은 알들을 통해 기이하고 신화적인 생명체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김경화,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2021.jpg
김경화,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2021

 

 

 

청년작가 류예준 작가는 산호초와 뒤엉킨의 인간의 몸을 형상화한 <주름진 몽상의 섬들>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 지으려는 인식의 틀을 깨고자 한다. 백사장 중앙부근에는 인도 출신 로히느 드배셔 작가의 영상작품 <심해 온실>을 만날 수 있다. 동해안과 일광 바다에서 채집한 규조류 표본을 작가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빛과 색으로 재탄생시킴으로서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바다 속의 모습을 보여준다.

 

 

류예준, 주름진 몽상의 섬들, 2021.jpg
류예준, 주름진 몽상의 섬들, 2021

 

 

로히니 드배셔, 심해 온실, 2021, 싱글 채널 비디오, 14분 23초, 반복 재생.jpg
로히니 드배셔, 심해 온실, 2021, 싱글 채널 비디오, 14분 23초, 반복 재생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5개의 카페와 음식점의 유리창들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다. 루 킴 작가의 <용해 전략>은 물이 주인공이 되고 해양과 기장 고리원전을 의인화하여 나눈 대화들을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고, 일광 바다를 따라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텍스트는 작가의 각본으로 연작중 하나이다.

 

실내 전시공간으로 사용된 구)마을회관 1층에는 셰자드 다우드의 대형 직조 작품인 <인류 판게아>라는 평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인류학과 국가간의 경계를 해체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고생대 말기부터 중생대 초기까지 초대륙을 의미하는 판게아와 그를 둘러싼 분열되지 않은 바다에 주목했다.

 

이밖에도 이천마을 할매신당을 모티브로 한 부스 라이노, 메들린 플린, 팀 험프리의 공동 저작 <파도의 문, 신당의 통로>라는 사운드가 결합된 설치 작품과 실제 주민들이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는 창고속의 케렘 오잔 바이락타르가 <얽힌 갈래들>도 장소특정적인 작품으로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바다미술제는 실내 전시와는 달리 밤에도 계속해서 작품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해가 비추는 낮 시간대에는 주변 풍광과 함께 어우러진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해가 진 뒤부터 밤 9시까지는 햇빛 대신 조명이 작품에 빛을 더한다. 특히 조명과 함께하는 작품과 더불어 백사장과 아파트 외벽의 프로젝션 영상 작품은 시간에 따른 자연적인 변화에 순응하여 관객과 마주한다.

 

 

리로이 뉴, 아니토, 2021, 플라스틱병, 대나무, 결속선, 스테이플러 심, 케이블 타이, LED 조명, 스포트라이트, 900 x 500 x 3000 cm.jpg
리로이 뉴, 아니토, 2021, 플라스틱병, 대나무, 결속선, 스테이플러 심, 케이블 타이, LED 조명, 스포트라이트

 

 

리로이 뉴_ 아니토, 오비비에이_ Lightwaves, 2021.jpg

 

 

 

2021바다미술제는 무료로 휴일 없이 진행되며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진행되며(일부 실내 작품은 오후 6시까지, 영상작품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상영),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싱잉볼 힐러 지안이 진행하는 싱잉볼 명상 테라피가 일광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펼쳐진다. 또한, ,오프라인으로 학술프로그램(강연, 미니세미나, 토크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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