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발레 안중근] 관객의 박수 소리에 안 의사 “천국에서 춤추며 만세를 부르셨으면”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기사입력 2021.08.12 16:30 조회수 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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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웅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려낸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안무 문병남, 대본 및 연출 양영은)이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무대에 813()부터 815()까지 3일간 공연에 앞서 11일 프레스공연을 가졌다.

 

이 작품은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모티브 삼아 안중근의 삶과 독립에 대한 염원을 전막 발레로 창작한 작품으로 M발레단(예술감독 문병남)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어 초연한 바 있는 작품이지만 이번에 예술의전당의 창작 진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어 선보인다.

 

문병남은 국립발레단 전 부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가로 <왕자호동>, <오월바람> 등 한국적 창작발레의 모델을 꾸준히 제시하며 한국 발레계의 창작 레퍼토리 활성화에 기여해 온 안무가이며, 양영은은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 초빙교수로, 다수의 창작 레퍼토리에서 대본 및 연출, 안무 등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문병남은 이 작품은 사형을 언도받은 안중근 의사의 마음은 어땠을지, 그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히면서, 초연과 다른 점은 의병부대 전투 장면과 하얼빈 역 장면과 같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면을 대폭 확장하여 스토리 전개를 보다 탄탄하게 다듬고, 새롭게 작사, 편곡된 음악을 대폭 추가하여 음악의 변화는 물론, 웅장하고 역동적인 안무와 무대, 의상까지 새롭게 제작해 작품성을 높였다.’고 하였는데 특히,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면모를 더욱 부각시키고 가족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 내려고 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음악과 안무로 이루어진 발레 극에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님 조마리아께서 죽음을, 사형을 앞둔 옥중에 있는 아들 안중근 의사에게 쓴 편지의 장한 아들아 보아라. 네가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조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닌 한국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진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딴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아마도 이 어미가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 재회하길 기대하지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거라.”라는 이 글이 낭독될 때는 마치 뮤지컬 영웅의 감동이 몰려오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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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볼거리는 또 하나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캐스팅이다. 바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무용수들을 비롯해 다양한 발레단의 무용수가 이 작품을 위해 모였다는 점이다. 이는 발레 팬들에게는 더 없는 기회이다. 먼저 영웅의 깊은 고뇌와 갈등을 표현해내야 하는 안중근역에는 전 루마니아국립오페라발레단 주역무용수로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펼쳤던 발레리노 윤전일(현 윤전일 Dance Emotion 예술감독)과 명실상부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수석무용수 이동탁이 출연하며, 가슴 아픈 사랑을 호소력 넘치게 선보일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역에는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김지영과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예은이 맡았다. 특히 박예은은 일본군 장교 이시다의 여인 사쿠라역으로도 출연해 완전히 상반된 느낌의 움직임과 연기를 선보인다.

 

안중근의 어머니이자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조마리아역에는 초연 당시에도 같은 역할로 출연했던 전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김순정 교수(성신여자대학교 무용학과)M발레단 부예술감독인 민혜진이 출연한다. 여기에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민우와 우루과이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했던 윤별이 일본군 장교 이시다역을 맡아 안중근과 대립하는 악역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시다의 여인 사쿠라역에는 박예은과 함께 국립발레단의 떠오르는 신성 곽화경이 출연해 화려한 춤사위를 펼쳐내어 작품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이처럼 우리나라 양대 발레단의 전·현직 수석무용수와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는 무용수의 만남은 특별한 관람 포인트이다. 더불어 여러 차례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기량 넘치는 20명이 넘는 남녀 무용수들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군무도 놓칠 수 없다.

 

대부분 발레하면 떠오르는 것이 서양의 고전드라마 발레를 떠올린다. 이들 작품은 이미 유럽, 특히 러시아의 유서 깊은 발레단이 오래전부터 수없이 공연된 작품이다. 이 작품들이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작품이 가진 스토리의 힘과 작품에 대한 투자이다. 그만큼 드라마발레 한 편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 이를 반증하듯 국내에 수많은 발레단이 존재하지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전막 발레를 올릴 수 있는 발레단은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이 유일할 정도이다.

 

요즘에는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 <허난설헌-수월경화>, <호이 랑>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 <발레 춘향> 등 우리나라 고전이나 인물을 창작 전막발레를 개발하여 종종 무대에 올리면서 대중들에게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도 익숙한 <백조의 호수>, <지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라 바야데르>,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 비하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학습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서양에서 우리의 창극을 그들이 배워서 무대에 올린다고 가정하면 이는 비교의 대상을 넘어 우리나라 발레의 수준이 결코 부족하다 말할 수 없다.

 

요점은 이 작품을 그것들과 비교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비록 이 작품이 가진 안중근의 영웅적인 서사가 우리 DNA를 자극하는 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다양한 발레단 무용수의 조합이 큰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내면에서는 오랫동안 합을 맞춰왔던 단원들과의 호흡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그것의 부족함에서 오는 단점으로 작용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전발레의 익숙한 안무에서 벗어난 안무는 분명 새로운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과거 창극하면 떠오르던 인상은 거의 판소리 다섯마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작품들만 수십 년째 반복적으로 공연을 하다시피 하니 고정된 인식으로 일부러 찾아서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국립창극단이 같은 작품을 장르가 다른 연출가, 해외 연출가에게 연출을 의뢰하여 탄생한 파격적인 작품은 단순 파격을 넘어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동안 창극을 찾지 않던 젊은이들을 공연장을 찾게 하였다. 물론 일부 정극을 하던 분들에게서 불만도 있었다. 그렇다고 작품이 가진 본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예술가나 이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학습된 지식이 아닐까 싶다. 19세기 작품이 여전히 아직도 사랑받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만큼 예술적 진보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한국적 모티브에 새로운 우리만의 발레가 많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며, 이 작품이 이번 한 번으로 사장되지 않고 조금씩 업그레이드되어 관객들이 먼저 찾고 싶어 하는 작품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그때 안중근 의사는 배우들의 땀과 관객의 큰 박수 소리에 천국에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티켓 가격은 R7만원, S5만원, A3만원이지만 백신 예방접종자에게는 20% 할인 혜택도 있다. 문의 및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콜센터(02-580-1300),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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