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개방형 수장고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개관

국내 민속자료의 모든 것 이제 누구나 직접 보고 이용
기사입력 2021.07.30 11:38 조회수 1,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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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의 개방형 수장고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의 파주수장고(관장 김종대, 이하 파주관)가 지난 7월 23일(금) 정식 개관하였다.

 

파주 헤이리에 자리 잡은 파주관(경기 파주 탄현면 법흥리, 승인면적 65,415.9㎡, 건축 연면적 : 30,000㎡)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민속유물과 아카이브자료를 보관하고 활용하기 위한 ‘개방형수장고’로 지난 2018년 건립공사를 시작하여 2020년 7월 건물을 준공하고 9월부터 서울 삼청동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서 86,270건의 민속유물과 814,581건의 아카이브자료를 옮겨와 1년여의 준비 기간과 시범 운영을 거쳐 7월 23일부터 일반에 공개되었다. (*서울관 수장고(8개 수장고, 20,161건 22,387점 보관)동시 운영)

 

파주관은 2018년 건립공사를 시작 후 3년 만에 일반에게 공개되었지만 2012년 국립민속박물관 비축토지 활용계획서 제출, 2013년 사용 승인된 이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개방형 수장고 및 정보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설계공모를 진행하였으며, 심사 결과 ㈜신한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 송주경)의 “시간(示間)”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개방형 수장고가 대세다?

개방형 수장고는 1976년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교의 인류학박물관에서 처음 도입된 개념으로 박물관 측은 북미,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의 수장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35개 기관이 개방형 수장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11개가 2010년 이후에 개관 한 점을 들어 최근 개방형 수장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이 수장고를 운영하는 곳 중에는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은 수장고를 전시공간으로,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박물관은 전시실을 수장고의 유물보관장처럼 꾸몄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고베시 매장문화재센타가 그러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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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나주박물관 수장고(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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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층 수장고

 

 

 

국내에서는 2013년 개관한 국립나주박물관이 일부 개방형 수장고로 개관했으며, 미술관으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2019년 개방형으로 지어졌다. 청주관은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 공사비 총 577억 원을 투입하여 연면적 19,855㎡, 지상5층 규모로 건립되었다. 청주연초제조창은 광복직후인 1946년 설립 이후 2004년 가동 중단되기까지 청주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지역경제를 견인했던 청주의 대표 산업시설이었다. 하지만 14년간 폐산업시설로 방치되었던 이곳이 국립현대미술관은 2012년 청주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약 2년간의 재건축과정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수장․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재탄생, 국가 미술자산의 전문적인 수장․보존과 전시․교육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수장공간(10개), 보존과학공간(15개), 기획전시실(1개), 교육공간(2개), 라키비움 및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 기존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여점을 대거 청주관으로 이전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교육․연구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미술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립박물관으로는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오픈수장고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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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전경

 

 

 

새롭게 개관한 파주관은 맷돌, 항아리와 같은 유형의 민속유물과 사진, 음원, 영상 등 무형의 민속자료를 모두 모아 둔 국내 최대 민속자료센터로 민속자료의 보관과 활용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특히 파주관 개방형 수장고로 설계되어 민속유물은 재질별 보존 환경을 고려해 보관하고 조도와 온습도의 영향이 적거나 적응력이 좋은 재질의 유물을 ‘열린 수장고’와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공개한다. 이에 총 15개 수장고 중 비개방 영역(5)을 제외한 개방 영역(10)에서는 사진, 영상, 음원 등 무형의 민속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외 시설로는 정보센터, 열람실, 어린이체험실, 열린 보존과학실, 영상실, 교육실, 야외공간과 기타 관람객편의시설(수유실, 의무실, 주차장) 공간도 갖추어져 있어 인근 헤이리 예술마을,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을 엮은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좋을 듯하다. 박물관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수장고와 소장유물, 아카이브 자료 등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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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9-11수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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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수장고

  

‘열린수장고’는 관람객이 내부를 자유 관람할 수 있는 수장고로 파주관내에 모두 일곱 개의 열린수장고가 조성되어 있다. 4~6, 9~11수장고는 로비에 조성되어 있는 타워 형태의 열린 수장고로 ‘개방형수장고’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유리로 된 건물 앞면에서 들어오는 빛에 의한 보존환경을 고려하여 도·토기와 석재 등 조도와 온습도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유물을 배치하였으며, 16수장고는 전시기법을 적극 도입한 ‘수장형 전시’공간으로 목재 유물 중 대표적인 민속유물인 ‘소반, 떡살, 반닫이’를 특화, 다양한 시각으로 소장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소장품 배치 및 공간 연출을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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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수장고

 

보이는 수장고’는 외부에서 유리창을 통해 상시 관람이 가능한 곳으로, 총 세 개의 수장고가 조성되어 있다. 보다 많은 소장품을 격납할 수 있도록 수장률을 고려하여 이층형의 키높이 이동식 격납장Double decker으로 설계되었다. 3수장고는 금속 재질의 소장품 15,942건 48,064점이 격납되어 있으며, 8수장고는 나무와 초제 재질의 소장품 11,373건 13,339점이, 7수장고에는 박물관에 새로 들어오는 소장품의 실측 및 등록 업무를 진행하는 곳이다. 소장품 크기를 실측하고 번호를 기재하는 등 ‘소장품 등록’작업, 수장고 격납을 위해 유물을 포장하는 작업 등을 관람객이 직접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개방형 수장고는 지금까지 박물관에서 큐레이터에 의해 주제에 맞게 선택된 유물을 관람했다면, 파주 개방형수장고와 민속 아카이브에서는 관람객 스스로가 개인의 필요나 목적에 따라 자료의 주체적인 이용자가 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구족반(狗足盤), 호족반(虎足盤)’ 등 전문가들이 알 수 있었던 소반의 다양한 형태를 유물을 눈앞에 두고 누구나 비교해 볼 수 있음은 물론 전통문양 연구자도, 제품디자이너도 전통유물의 실물을 보면서 연구나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글을 쓰는 작가들은 ‘70~80시대’의 사진과 음원, 영상을 보면서 또 다른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드라마를 구상할 수도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조금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면 각 실의 정보 키오스크를 통해 유물의 상세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수장고로 지어졌지만 파주관에서도 상설전시실이 운영된다. 민속아카이브실 “민속아카이브가 보여주는 우리의 삶과 추억”에는 ‘떠나보낸 시간 잊혀져간 기억-김학수 기증’, ‘북간도에 세운 이상향 명동-김재홍 기증’ 등 기증자료의 요약전시와 민속아카이브의 역사 및 업무 활동영역, 등록방식 등이 영상으로 소개되며, 아카이브 등록 및 영상과 민속조사에 사용하는 촬영 도구도 전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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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자료 전문 수장고

 

아카이브자료 전문 수장고(13수장고~15수장고)

민속아카이브의 원본자료는 3개의 수장고(13~15수장고)에 격납·관리되고 있다. 각 수장고는 보관 자료의 재질 특성에 따른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13수장고(온도18℃±2, 습도45%±4)에는 종이기록물과 전자기록물 및 박물류가 보관되어 있다. 14수장고(온도15℃±4, 습도35~45%)에는 자기테이프류 등이 보존관리 되고 있다. 15수장고(온도 4℃, 습도 25~35%)에는 흑백·컬러필름 및 사진인화지 등 저온 상태를 필요로 하는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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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보존과학실

 

유물 분석의 기본이 되는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X-ray등의 빛이 유물의 보존처리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수 있도록 전시되어있으며, 손상된 유물의 보존처리와 보존환경 관리를 하고 있는 보존과학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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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실

 

관람객이 다양한 소장품 정보를 능동적으로 체험하고 경험해 볼 수 있는 미디어 공간이다. 108,743점에 이르는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정보가 순차적으로 뿌려져 정보검색과 미디어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파주관의 미디어 월은 현재(2021. 7.) 국립민속박물관 등록 소장품(108,743건, 169,167점) 정보 전체를 볼 수 있다. 또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월×미디어 아트 영상’은 소장품의 이미지의 아이콘을 이용하여 누구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총 여섯 대의 4K 디스플레이(전체 약 6.5m×2m)로 구성된 멀티비전과 터치 시스템, 프로젝션 매핑 기법을 더한 미디어 아트 영상을 배치하여 몰입감 있는 공간을 연출하였다. 더불어 여섯 명의 관람객이 동시에 원하는 소장품 이미지를 선택하고 연관 데이터를 쉽게 검색해볼 수 있으며, QR코드 링크를 통해 원하는 검색 정보를 개인 휴대전화에 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좋아요’ 버튼을 눌러 누적된 숫자를 통해 소장품에 대한 관람객들의 선호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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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체험실

 

 

재질별로 분류해 유물을 보관하는 박물관 수장고를 주제로 꾸며진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체험 공간이다. 금속·목재·섬유·종이·도자 등 재질의 특성을 체험하고 그에 따른 보관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파주관의 타워 수장고와 중층 보관장 등의 특성을 접목하여 중층으로 꾸몄으며, 미끄럼틀, 인터랙티브 미디어, 모바일 앱 등 디지털 콘텐츠와 공간 체험 요소가 어우러져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개방형수장고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회차당 100명씩 홈페이지에서 예약

파주관은 개방형수장고에 보관된 유물의 피로도 등을 고려하여 매주 화~일(1일 5회차, 월요일 휴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https://www.nfm.go.kr)에서 할 수 있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1945년 11월 미 군정청에 의해 국립민족박물관으로 발족한 후 1946년, 일제강점기 당시 서울 남산에서 시정기념관으로 쓰던 건물에 문을 열었다. 이후 1975년 국립현대미술관 옛터인 경복궁 내 건천궁 자리에 거처를 마련했다가 1993년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이 쓰던 경복궁 내 현재 건물에 입주했다. 이 과정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박물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박물관으로 독립하며, 현재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지만 또 다시 ‘경복궁 2차 복원정비계획(문화재청)’에 따라 2031년 철거가 예정되어 있어 이전건립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기획재정부로 부터 총사업비 2,045억 원, 연면적 33,869㎡을 사업규모를 확정한 바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전 부지 예정지로 용산공원에서 세종시 박물관단지로 이전이 발표되었지만 역대 국립민속박물관장 및 문화계 원로, 전문가들의 세종시 이전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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