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2017년 10월부터 진행한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하고 지난 5월 18일 변화된 내부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1973년 개관된 해오름극장은 그동안 다른 극장에 비해 완만한 객석구조로 인해 시야확보가 안되어 공연을 관람하기에 불편하다는 점이 꾸준히 제기되었었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공개된 극장은 객석뿐만 아니라 극장 핵심 공간인 무대, 로비까지 전면 개보수 된 달라진 외관을 선보였다.
먼저 문화광장에서 해오름극장 로비로 이어졌던 거대한 돌계단을 없애고 중앙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새롭게 설치하였다. 또한, 감염병 일상화 시대에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무인 발권 시스템, 자동 검표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기존의 공연장의 이미지를 잊어버릴 정도로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기존 1,563석 규모에서 1,221석의 중대형 규모로 변화했다. 단순히 객석 수를 늘리는 것보다 관람 집중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해오름극장 무대는 폭이 최대 22.4m로 너무 넓은 데다 느슨한 객석 배치와 완만한 객석 경사도로 관람객 시야 확보가 어렵고 집중이 떨어지는 구조였다. 이번에 새롭게 리모델링된 내부는 객석 경사도는 높여 관객 집중도를 끌어올 것 이외에도 무대 폭을 가변형으로 최대 17m로 줄였다. 이 외에도 내부를 나무원목으로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탈바꿈하였다.
관람환경뿐만 아니라 무대도 새로운 기술로 변신을 꾀하였다. 기존에 수동 혼합형으로 운영했던 23개 상부 장치 봉을 통합 자동 운영되는 78개 장치 봉으로 변경해 디테일한 무대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무대 바닥은 사용 빈도가 낮았던 대형 회전무대가 사라지고 오케스트라 연주단 등으로 전환이 용이한 14m×4m 크기의 승강무대 4개로 변화했다. 원형 회전무대는 직경 10m와 13m 두 가지 크기의 조립식 형태로 제작, 필요할 때 중앙 승강무대를 하강한 후 설치‧운영할 수 있고 밝혔다.
무대 환경은 다양하게 리모델링되었다. ▲건축음향은 기존에는 1.35초로 고정됐던 해오름극장 건축음향 잔향 시간(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1.65초까지 확보했다. 별도의 확성장치 없이 자연 음 그대로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 공간을 조성했다. 객석 내벽에는 48개의 가변식 음향제어 장치인 ‘어쿠스틱 배너’를 설치해 공연 장르에 따라 음향 잔향 시간 조절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기음향에서는 ‘몰입형 입체음향 시스템’을 국내 공연장 최초로 도입, 영화관에서 느낄 수 있는 돌비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총 132대 스피커(메인 59대, 프런트 16대, 서라운드 48대, 효과 9대)로 완성한 이 시스템은 객석 어느 위치에서나 선명하고 생생한 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조명설비는 일반 조명기기 사용과 무빙 라이트, 포그 머신(연기 발생기) 등 특수 장치 사용을 손쉽게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춰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객석 조명 또한 무대 실연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하도록 배려했으며, 각각의 램프를 분리 운영 할 수 있어 감각적인 객석 조명 연출도 가능하다.
▲무대 뒤 변화도 있다. 기존에는 분장실이 총 9개였으나, 새로운 극장에서는 두 배로 늘렸다. 1층에 출연자 휴게실을 비롯해 개인 분장실 3개와 단체 분장실 7개, 2층에는 리딩룸 1개와 단체 분장실 2개, 지층에는 달오름극장 공연 시에도 활용 가능한 6개의 예비 분장실을 설치해 실연자 이용 환경도 개선되었다.
1950년 창립한 국립극장은 1973년 10월 현재 위치로 이전해 남산 시대를 맞이했다. 남산 개관 당시에 약 1,322㎡ 넓이의 무대와 3개 층 1,494석의 객석, 당시로써는 최첨단 시설인 회전무대, 수동식 장치 봉 등을 갖췄다. 그러나 시설 노후로 다양한 현대 공연 기법의 구현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상태였으며 관람환경 또한 낙후됐다는 평을 받아왔다. 지난 2004년 한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공연장 로비 및 객석 등의 인테리어 보수에 그쳤다.
이번 리모델링에는 총 658억 원이 투입됐다. 최초 472억 원의 사업비로 시작하였으나 구조 및 소방공사 보강과 음향 등 추가 개선작업으로 인해 186억 원이 증액되었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음향 공연과 다양한 연출방식의 수용이 가능해져 보다 현대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제작극장으로서 국립극장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극장은 새롭게 단장한 해오름극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공연장을 시범 운영하며, 개선 사항을 보완해 2021-2022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 시작되는 9월 공식 재개관된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국립창극단 ‘귀토’(6.2.~6.6.), 국립국악관현악단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6.11.), 국립무용단 ‘산조’(6.24.~6.26.) 등이 무대에 오른다. [권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