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백제 시대 거점산성 인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에서 통일신라 시대와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집수정(성내에 식수 등의 물을 모으기 위한 우물) 2기가 최근 확인했다.
부여 가림성은 『삼국사기』에 501년(백제 동성왕 23년)에 쌓았다고 기록되어 있어 백제 시대 성곽 중 유일하게 연대와 당시의 지명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부여 일대의 석성산성, 증산성, 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도성을 보호하는 거점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조선 시대에 사용한 방형(사각형) 집수정과 통일신라 시대에 사용한 원형 집수정이 확인된 곳은 북성벽 내측부에 대한 수구와 집수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조사를 시작하였다.
조선 시대 집수정은 길이 4.9m, 너비 4.5m, 깊이 2.3m에 평면은 방형의 형태로, 내부에서 조선 시대 분청사기 조각, 기와 조각, 말머리 토우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조선 시대 중기에 축조되었다가 가림성이 폐성되는 17~18세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성벽에서 조사된 수구지와 함께 조선 시대 성내 배수체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은 조선 시대 집수정의 하층과 가림성 북성벽 사이에서 확인되었다. 길이 15m, 깊이 2.8m 이상의 크기로 평면은 원형을 띄고 있으며, 물을 가운데로 모으는 집수정과 그 외곽에 돌로 축조한 물을 차단하는 시설과 배수를 겸한 수로가 돌아가는 형태로, 부여 석성산성에서 확인된 집수정과도 유사하다. 내부와 주변 토층 조사를 통해 집수정의 최초 축성 시기와 축조 방식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가림성에 대한 조사는 1996년 동문지와 남문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2011년, 2015년~ 2018년까지 총 6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되어 동문지와 남문지의 축조 형태, 백제 시대 성벽 축성법, 백제~조선 시대 개축한 성벽 흔적, 조선 시대 수구지, 정상부의 평탄지에 자리한 건물지 등이 확인된 바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