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창덕궁의 돈화문에서 종로3가역에 이르는 돈화문로에는 최초의 국악 교육기관인 ‘국악사양성소’(1955), 최초 민간음악교육기관인 ‘조선정악전습소’(1911) 등 국악교육기관의 터가 남아있고, 판소리 명인의 사저가 자리하는 등 이를 토대로 ‘국악로’로 지정(문화체육관광부)되면서 주말 이곳에서는 다양한 국악공연이 펼쳐져왔다.
서울시는 창덕궁 앞 돈화문로 일대 도시재생사업이 올 하반기 마무리와 더불어 ‘국악로’가 ’25년까지 세계적인 국악 명소로 만들겠다는 <서울국악플랜 2025>을 발표했다.
먼저 국악로 인근에 서울 국악사업의 컨트롤타워이자 허브인 ‘서울국악센터’가 '22년 개관한다. 센터가 생기면 서울남산국악당('07), 돈화문국악당('16), 우리소리박물관('19)과 연결되는 남산~국악로~북촌 ‘국악벨트’가 완성된다. 이와 관련한 ‘국악 스토리텔링 둘레길’도 개발해 언제든 우리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투어 코스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을 방문하면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다채롭고 색다른 축제를 계절별로 개최한다. 봄엔 ‘국악실내악축제’, 여름엔 ‘서울국악축제’, 가을엔 국악의 전 장르를 선보이는 ‘서울뮤직페스티벌(국악DAY)’, 겨울엔 국악동호인들의 ‘시민국악페스티벌’ 을 서울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진행하는 축제‧행사에서 전통예술 프로그램을 20% 이상 배치하도록 권고하는 ‘국악쿼터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문 국악인들에게는 성장단계별(신진, 유망, 중견) 맞춤 지원을 통해 작품제작과 발표 지원을 점차 확대한다.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악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한 뉴미디어 제작지원 사업도 신설된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국악 신인들의 해외진출도 돕는다.
또한, 시민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국악을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귀에 익숙한’ 음악으로 만들 수 있도록 교육‧공연 프로그램이 확대된다. 전통시장 등 시민 일상으로 찾아가는 국악 상설공연(연 100회→ 연 550회)이 진행되며, 어린이집, 유치원 등으로 찾아가는 ‘영유아 국악교실’을 신설한다. ‘찾아가는 국악강좌’는 영유아~어린이‧청소년~성인‧어르신이 집 가까운 곳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자치구 문예회관, 문화원 등 시민접점시설을 중심으로 연 600개소(14만 명)까지 확대되며, 국악에 소질이 있는 취약계층 아이들의 성장과 활동을 지원하는 ‘국악영재 및 국악꿈나무 국악단’을 통해 '25년까지 총 550명의 국악영재를 발굴‧육성한다.
한국에 방문해서도 국악을 체험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던 방문객과 국악에 대해 호기심이 높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해 판소리 등을 배우는 국악클래스가 상설 개설된다. 또 돈화문로에서 왕 산책 재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공예, 한지, 한옥 등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북촌일대의 지역적 자원과 국악당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흥미 있는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전통 공연 예술 브랜드극 제작 위원회’도 국악당에 설치된다. 서울을 대표하는 국악 상설 전문공연이 부재한 점을 보완하고 상설공연 개발을 위한 기반 마련과 현대 공연 시장에 맞는 최첨단 공연시스템 및 기술 활용한 국악 공연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악은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온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으로서 서울시는 시민들의 대중적인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서울 대표 문화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다. <서울국악플랜 2025>는 그동안 확충된 국악시설과 자원을 결집하고 연결해 국악로를 세계적 국악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장기종합 발전계획이다. 시민들의 일상적인 국악 향유를 확대하고 전문 국악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데도 방점을 뒀다.”며 “이번 플랜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악공연계에도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