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문화인] “디자인이냐 예술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특별히 영역을 정하다거나 혹은 디자이너, 예술가란 식으로 나눌 필요도 없다. 새로운 재료를 찾기 보다는 지금까지 하고 있던 것을 확장시키고 싶을 뿐이다.”
가구, 패키지 등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고 있는 이광호 작가가 설치미술가로서 영역을 넓힌 첫 전시를 열었다.
그가 설치작가로서 첫 개인전은 그의 대표적인 가구 연작인 ‘짜기’ 기법 연작과는 새로운 재료의 물성을 이용한 작품으로 바로 ‘적동과 칠보’를 사용한 메탈을 순수미술인 설치작업으로 새롭게 해석, 발전시킨 작품으로 주재료는 바로 동과 푸른빛이 도는 칠보이다. 칠보는 금속 등의 재료에 유리질을 녹여 붙이는 과정을 거쳐 장식하는 공예 기법의 하나로 부식을 방지하고 강도를 더해주며 일곱 가지 보물과 같은 색상이 난다해 칠보라 한다.
먼저 작가는 정육면체, 벽돌 또는 물결 모양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적동의 모듈을 납땜으로 이어붙인 후 푸른색 칠보를 발라 700~800도의 가마에서 구웠을 때 나타나는 동판 그대로의 성질과 칠보의 색을 들여다본다. 구운 동면은 산화되면서 붉거나 색이 벗겨지는 등 변모한다. 이러한 우연한 경험을 거치면서 독특한 문양과 물질의 특성을 확인한다.
이러한 방식에 의해 나타난 파란색에 대해 작가는 “파란색은 새벽일수도 있고 밤일수도 있다. 새벽빛은 전혀 다른 걸 보여주기도 한다.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Composition in Blue(푸른 구성)’인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의 창조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재료 자체가 가진 물성과 내재적 특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는 전선, PVC, 동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다. 이에 대해 그는 유년 시절 얘기를 꺼낸다. 어린 시절 농부였던 조부모가 항상 주변의 흔한 재료로 도구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 자라왔다. 자연스럽게 자신도 여러 가지 일반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었다. 그의 현재 작업은 바로 유년 시절의 호기심이 녹여져 있다고 하겠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에 로비에 전시된 이광호 작가의 작품(푸른색, 붉은색의 큐브 형태의 굵은 실 매듭으로 제작된 소파? 작품)을 보고 그에게 설치미술가로서 한 발 더 도약할 기회를 제안했다. 안혜령 대표는 “이광호 작가는 이미 해외에서 유명하다. ‘2017 브라질 디자인·아트 마켓(MADE)’ 올해의 작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의 손자인 알렉산더 로어 등이 이 작가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조명, 가구도 제작하다 보니 인기가 많다. 젊은 작가이면서 에너지가 넘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역량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40대 작가 중 아주 비전 있다. 디자이너보다 설치작가로 대성할 그 날을 기다리면서 리안에 전속했다”라고 소개했다.
이광호 작가의 개인전 <Composition in Blue>는 리안갤러리에서 오는 7월 31일까지 개최된다. [허중학 기자]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