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을 덕수궁관에서 열었지만 현재 미술관이 휴관인 관계로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 Korea)을 통해서 사전 공개를 하였다. 유튜브 전시투어는 전시를 기획한 배원정 학예연구사의 실감나는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 중계로 3월 30일(월) 오후 4시부터 약 90분간 진행되었다.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렵고 꼭 어려워야 하는가, 모 작가가 “그렇다면 그냥 디자이너나 하지...” 이 말속에 현대미술 작가가 디자이너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미술, 넓게는 예술이라는 장르는 과거로부터 분열보다는 오히려 확장되어 왔다. 팝아트,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이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예 또는 캘리그래피, 타이포그래피도 다른 별도의 장르가 아니다. 당당히 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또 다른 장르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왜 미술관에서 외면을 받았을까... 그것은 그들이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일까?
“서예가 미술인가” 미술관을 찾는 대부분 젊은 사람들은 미술관에서 서예전이라면 조금은 낯선 전시라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서예가 과거에 비해 인식이 낮아져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정부 수립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서예는 동양화, 서양화, 조각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의 한 분야로 함께 공모되고 전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81년 30회를 끝으로 민전(民展)으로 이양되면서 “서예가 미술인가”라는 논의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모호함 속에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가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로 전통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다양하게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로 20세기 현대 미술 속에 서예가 어떻게 접목되어 나타났는지, 서예와 다른 미술 장르와의 관계는 물론 요즘 대중도 쉽게 접하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까지 미술관에서 ‘서書’가 어떻게 융합되었는지 혹은 미술로서의 서예를 볼 수 있는 전시라 하겠다.
전시는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 ‘글씨가 곧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 4개의 주제로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선보인다.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은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가 무엇인지 모색하기 위한 전시이다. 전통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다양하게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해방 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비롯하여 2000년대 전후 나타난 현대서예와 디자인서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는 서예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특히, 서예와 다른 미술 장르와의 관계를 풀어내며 미술관에서 ‘서書’가 전시되는 의미를 전달한다. 서예, 전각, 회화, 조각, 도자, 미디어 아트, 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 ‘글씨가 곧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 4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에서는 서예가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의 미술에 미친 작품을 통해 서예가 또 다른 형태의 미술임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가 현대 미술작가로 알려진 이응노, 김규진, 김환기, 조각가 김종영 등 작품을 통해 그 근본을 확인해 본다.
2부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에서는 소전 손재영, 여초 김응현, 검여 유희강, 소암 현중화 등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서예에서 변화된 근대 이후의 서예에 나타난 근대성과 전환점, 서예 문화의 변화 양상 등을 살펴본다.
3부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서는 2부의 국전 1세대들에게서 서예 교육을 받았던 2세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다음 세대에서 일어난 현대서예의 새로운 창신과 실험을 살펴본다. 이 시기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로서의 기능을 더 중시, 이는 오늘날 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타 장르와 소통하고 융합하는 순수예술로서의 서예를 보여주고 있음을 살펴보고 있다.
4부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에서는 디자인을 입은 서예의 다양한 확장성이다. 최근 대중들에게까지 각인되며 일면 서예 영역의 확장이라 일컫는 캘리그래피와 가독성을 높이거나 보기 좋게 디자인한 문자를 일컫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를 통해 서예, 현대미술의 다양한 역할과 범주, 그리고 확장 가능성을 판단해 볼 수 있다.
사실 이번 전시는 왜 현대미술관에서 서예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의 서예를 보여주는 전시가 맞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지금 당장 미술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없지만 코로나19로 휴관 중인 미술관이 다시 오픈하면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