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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후기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국내 단독 전시회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그리스 아테네에 위치한 ‘헤라클레이돈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소개되는 150여점 모두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툴루즈 로트렉(1864~1901)은 19세기 후반, 프랑스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와 밤 문화의 상징 물랭 루즈 등을 무대로 파리 보헤미안 라이프스타일을 날카롭게 그려낸 화가이다. 당시 프랑스에는 1871년 보불전쟁이 끝나고 모처럼의 평화와 풍요가 찾아왔다. 이 시기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시대로 불리는 ‘벨 에포크’가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라는 뜻으로 일시적으로 지난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피카소, 샤갈, 모딜리아니, 칸딘스키 등 유럽 각국의 화가들이 파리로 몰려들었고 예술 표현이 굉장히 자유로워져 다양한 서양미술 사조들이 대부분 이 시기에 탄생하고 꽃을 피웠다.
또한, 모네, 르느아르, 드가, 피사르, 세잔, 고흐, 고갱, 로댕 등의 서양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화가들도 이 시기에 활동하였다. 로트렉은 이 시기 나비(Nabi)파 화가인 피에르 보나르나 에두아르 뷔야르, 반 고흐 등과 자주 어울렸지만 어떤 유파에도 휩쓸리지는 않고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 갔다. 근본적으로 야외의 자연 빛을 화폭에 담으려 했던 인상주의와는 달리, 실내의 인공조명을 선호했다. 이런 로트렉의 화풍은 물랭 루즈의 실내조명 아래서 그린 모델들의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로트렉은 이 시기 회화는 물론 포스터, 석판화, 드로잉, 스케치, 일러스트 등 다양한 스타일로 19세기 말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과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던 물랭 루즈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내었다. 그는 37년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5,0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한편, 이번 전시는 2007년부터 그리스와 미국, 이탈리아 등 세계 순회전으로 서울 전시는 14번째 전시이다. 전시는 5월 3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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