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리로 남아 전해지는 근현대사의 역사적 순간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기사입력 2020.02.01 15:26 조회수 61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01.jpg

 

 


[서울문화인] ‘메밀묵찹쌀떡’ 하는 소리, ‘잘살아보세’ 테마노래, 기와에 비 떨어지는 소리, 통행금지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 어머니의 다듬이 소리, 학교 다닐 때 수업 시작 종소리, 엄마가 밥할 때 내는 소리...

 

여러분의 어릴 적 추억과 함께 남아있는 소리는 무엇이 있나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 3층 기획전시실에서 소리로 근현대사를 체험하는 이색적인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 우리는 과거를 대부분 오래된 영상이나 물건을 보고 추억을 하지만 소리라는 것을 잊고 있지는 않았나 싶다.

 

영상이나 물건이 역사, 문화적 메시지를 읽어내는 시각적 코드라면 소리는 청각적 코드라 할 수 있다. 앞서 열거한 것이 개개인이 추억하는 소리라 한다면 ‘만세! 만세!’를 외치는 해방의 소리부터, 1960년 ‘4.19 혁명’ 당시 시민들의 함성,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을 외치는 소리, 1980년 ‘6월 항쟁’의 소리, ‘88서울올림픽’ 개막식의 북소리, ‘2002한일월드컵’을 뜨겁게 달구던 박수소리, 등 우리의 굵직한 역사를 읽는 소리, 그리고 국민체조 시~작, 국기하강식, 새벽 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등 중장년들에게 과거 일상에서 익숙한 소리까지 소리라는 것은 한 시대를 추억하게 하는 알람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리 근대 역사를 추억할 다양한 소리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이를 통해 근현대사의 주요 순간들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전시라 하겠다.

 

02.jpg

 

1946년 김구 연설, 1960년 3·15 마산의거, 1969년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 등 생생한 과거의 소리

이번 주요 전시자료는 ‘소리(음원)’이다. 그러다 보니 실물자료와 영상은 소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보조 자료이다. 전시에서 들을 수 있는 음원 자료로는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4·19혁명 보도 등이 있고, 국내기술로 만든 최초의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쓰던 1940년대 RCA 단파라디오수신기 등의 유물도 전시된다. 특히 4·19혁명의 과정을 생생한 뉴스로 보도한 음원과 1969년 한국을 찾은 영국가수 클리프 리처드의 공연실황은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이 전시를 담당한 노선희 학예연구사는 언급했다.

 

 

04 소리극
소리극 '그날의 우리'의 한 장면

 

 

이외에도 일제강점기 시절 국어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어독본의 낭독 음원(1930년대 당시의 ‘표준 한국어 발음’),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결승 독일방송 중계 음원과 조선 귀환 직후 손기정의 소감 낭독 음원. 강요된 원고 낭독을 주저하는 그의 목소리, 광복 이후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을 호소하던 김구, 조소앙, 서재필의 육성(각각 1946년, 1946년, 1949년), 4․19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던 3월 15일 마산 시위에서부터 이후의 확산 과정을 담은 부산MBC 라디오 중계 음원, 1969년 반공웅변대회 초등학생부 우수상을 받은 한 어린이의 웅변 음원, 권위주의 정권 시절 늘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렵게 된, 국기하기식, 국민체조,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 1980년 언론통폐합 당시 CBS 고별 뉴스와 TBC [밤을 잊은 그대에게] 마지막 방송. CBS 뉴스 아나운서와 TBC 황인용 아나운서의 울먹이는 목소리, 1983년 KBS에서 방송한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음원. 접할 때마다 가슴 찡한 감동이 밀려오는 현장의 소리까지 우리 근현대사를 읽을 수 있는 소릴 들을 수 있다. 또한, 과거 대중가요 금지곡을 들어보는 것은 물론 그 곡들이 왜 금지곡이 되었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03 고바우영감, 검열 전과 후(1980.11.16 조선일보).jpg
고바우영감, 검열 전과 후(1980.11.16 조선일보)

 

 

전시는 총 3부로 ▲1부 ‘소리길’은 현재부터 20세기 초까지 시대를 거슬러 가면서, 역사적 순간의 소리들, 그리고 우리 일생의 소리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2부 ‘소리극장’에서는 우리 근현대사의 순간들을 역사적 소리들의 재현과 동반하여 만든 소리극 <그날의 우리>을 관람할 수 있다. ▲3부 ‘소리창고’에서는 소리의 기록·저장·재생·전송을 도운 여러 기기들을 전시했고, 관련한 사회문화적 변화들 또한 체험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3월 1일(일)까지 개최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