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체, 20세기 한국현대 서화미술의 토대로 새롭게 인식하여 살피다.

귀국전
기사입력 2020.01.30 10:03 조회수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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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전 중국서법가협회 주석이자 현존 중국최고의 서법가로 추앙받는 션펑(沈鵬, 1931~현재)은 추사에 대하여 “변혁의 중심에 있었던 김정희의 서법 작품은 강렬한 반역적 성격이 있다. 특히 비(碑)가 첩(帖)으로 들어가는 모종의 ‘불협과 부조화’의 성격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김정희의 서법에서 조선민족의 강렬한 독립과 자주와 자강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고 평가했다.

 

2019년 6월 18일부터 8월 23일까지 베이징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展’을 개최하였었다. 전시는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중국국가미술관(관장 우웨이산 吳爲山)이 2018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진행한 ‘치바이스와 대화’전의 교류전 형식으로 진행된 전시였다.

 

서예박물관 이동국 수석큐레이터는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추사를 중국에서 알아줄까’하고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기우였다. 한국보다 중국에서 100여 년의 간극을 일시에 허물며 추사가 살아 돌아와서 중국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매일 5천여 명을 헤아리는 관람객들이 추사를 만났다. 문화예술계 지도자와 전문연구자, 서법가, 정치지도자와 관료는 물론 일반관람객 모두가 추사를 더 정확하고 진지하게 감상하고 토론하였다. 이런 광경은 좀처럼 한국의 서예박물관 전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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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박물관 이동국 수석큐레이터

 

 

이처럼 58일간 진행된 중국 전시에는 총 299,043명, 일일 평균 5,156명이 방문하며 중국 현지의 뜨거운 관심이 이를 증명하였다.

 

 

<추사중국전>에서 추사의 <계산무진谿山無盡>을 본 우웨이산 중국국가미술관장은 글씨를 넘어서서 그림이다. 허실의 미학을 극대화하면서 심미적으로나 조형적으로 현대적이고 추상적이다.”라고 평가했으며, ‘아시아 문명과의 대화일환으로 열린 <추사중국전>국제학술포럼에서 중국국가미술관 장칭[張晴] 부관장은 추사는 글씨의 성인이다. 이번 전시가 실증하듯 경전을 남김으로써 역사에 기여하고 있다. 왜 이제야 우리는 서성 추사를 알게 되었는가.”라고 만시지탄(晩時之歎)을 하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구오바오(吳國寶, 중국미술관 소장작품부 서법분야전문 학예사/서예가)북방민족인 김정희는 성인이다. 경전 창출을 통해 서법역사 발전에 심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서법의 모국이라 하는 중국으로부터 추사체가 비롯되었지만 추사는 당시 서법을 혁신하였다. 하지만 추사의 한계도 분명한데, 갑골문 금문의 연구실천은 오늘날 우리작가들의 몫이다”, 중국미술관 장칭 부관장은 추사야 말로 요즘 현대인이 추구하는 미학과 조형구조 그 자체를 이미 150여 년 전에 제시하고 있다.”라는 평을 통해 추사가 19세기 동아시아 서의 패러다임을 뒤바꿨다고 할 수 있다.

 

이동국 수석은 <추사중국전>의 가장 큰 성과라면 중국 관람객과 대화함으로써 추사는 세계이고 현대라는 생각을 실증하였다는 점이다.”라고 평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큰 성과를 이루고 다시 고국으로 귀국하여 예술의전당 서예미술관에서 국내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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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怪)하지 않으면 역시 서(書)가 될 수도 없다.”

이번 <추사귀국전>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학예의 특질인 ‘괴(怪)의 미학(美學)과 동아시아 서의 현대성’을 주제로, 현판, 대련, 두루마리, 서첩, 병풍 등 추사의 일생에 걸친 대표작은 물론, 추사의 글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20세기 서화미술 작가의 작품 120여 점을 볼 수 있다. 전시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 과천시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 영남대박물관, 김종영미술관, 수원광교박물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선문대박물관, 일암관, 청관재, 일중문화재단, 개인 등 3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괴(怪)의 미학을 키워드로 ‘추사체’의 성격 전모를 총 3부로 구성하여 보여 준다.

 

먼저 ▲<연행(燕行)과 학예일치(學藝一致)>에서는 <옹방강이 추사에게 보낸 제3편지>, <실사구시잠(實事求是箴)>, <복초재시집(復初齋詩集)>, <소영은(小靈隱)>, <상량·상견(商量·想見)>, <문복도(捫腹圖)> 등 추사와 청조 문인(옹방강, 완원)과의 교유관계 핵심작품들이 배치하여 고예(古隷)로부터 역사와 서법이 녹아든 추사체를 완성해내는 것을 보여주며, <임군거효렴경명(臨君擧孝廉鏡銘)>, <예학명임(瘞鶴銘臨)>, <배잠기공비제발(裵岑紀功碑 鉤勒本 題跋)>, <진흥북수고경(眞興北狩古鏡)> 등 추사체(秋史體)의 궁극인 고예(古隷)를 재해석한 작품과 <양한금석기>, <해동금석원>, <해동금석영기> 등 조·청(朝淸) 문인들의 금석학 연구 자료들을 통해서 서(書)가 학문의 전제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살펴본다.

 

이어지는 ▲<해동통유(海東通儒)와 선다일미(禪茶一味)>에서는 <문자반야(文字般若)>, <칠불설게 도득문지(七佛說偈 都得聞之) 등 게송(偈頌) 모음, <직심도량(直心道場)>, <영모암편배제지발(永慕庵扁背題識跋)>, <명선(茗禪)>, <단연죽로시옥(端硏竹爐詩屋)> 그리고 <부기심란(不欺心蘭)>, <향조암란(香祖庵蘭)>, <추사 소치 합작 시화 ‘산수국’> 등 제주 유배라는 극한의 실존에서 초의선사를 만나 선(禪)과 차(茶)를 하나로 승화시킨 추사의 정신세계에서 그려낸 서화일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걸작들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추사체’가 발산하는 정수를 볼 수 있는 <계산무진(谿山無盡)>, <도덕신선(道德神僊)>, <순로향(蓴鱸鄕)>, <사서루(賜書樓)>, <판전(板殿)>, <완당집고첩(阮堂執古帖)>, <무쌍·채필(無雙·彩筆)>, <인고·폐거(人苦·弊去)> 등과 함께 김종영 윤형근 손재형 김충현 등 20세기 한국의 현대서화미술 대표 작가들이 추사서를 통해 자신의 예술을 여하히 성취해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유희삼매(遊戱三昧)와 추사서의 현대성> 등 총 3부로 구성되었다.

   

한편, 오는 2월 13일(목, 오후 1시부터 6시)에는 추사국제학술포럼이 예술의전당 주관으로 개최된다. 이 행사에서는 이동국 예술의전당 시각예술부 큐레이터가 모더레이터로 나선 가운데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중국 측에서는 예신(叶欣), 푸치앙(傅强), 우구오바오(吴国宝)가 발표를 할 예정이다. 한국 측에서는 이완우, 허홍범, 정병규가 추사학예의 세계성과 현대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도 한해, 3월 15일(일)까지 서울전에 이어 제주, 예산, 과천으로 순회전을 이어간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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