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고향》展, 비서구권 전시 시리즈로 중동 지역의 현대미술을 살펴보다.

기사입력 2019.11.28 14:11 조회수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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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이 지역미술의 정체성을 다루는 비서구권 전시 시리즈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중동 지역의 현대미술을 살펴보는 고향을 지난 27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국제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우리가 접하는 예술분야는 아직도 서구중심으로 제 3세계 미술은 접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특히 중동 지역의 현대미술은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립이나 시립미술관에서도 아프리카, 동남아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전시가 간간이 진행되어 예술의 시선을 넓혀주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혹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을 의미하지만 이번 전시는 단지 그러한 사전적 의미로서의 고향이 아니라 국가를 뛰어넘어 우리와는 달리 지역 공통체적인 민족주의와 종교공동체적인 의미로써 중동과 아랍의 과거에서 이어온 현재 모습까지 중동의 역사와 현실을 작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전시라 하겠다.

 

특히 비서구권 역사에서 반식민주의로부터 출발한 민족주의는 종족성을 전제로 삼는 서구중심적인 민족주의 사고와는 전혀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자신의 고향을 잃고, 고향을 빼앗기고, 고향이 없거나 고향을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러한 모습이 중첩되고 지속되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민족이라는 관념적 존재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을 다양한 국적의 작가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기억의 구조, 감각으로서의 우리, 침묵의 서사, 고향 (Un)Home,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기억의 구조에서는 중동/아랍에서 실질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고향을 빼앗기고 빼앗는 영토 분쟁을 둘러싼 사진 기록, 이러한 충돌, 폭력, 상실, 억압의 사건 주변으로 발생하는 개인적 경험과 사적 기억을 기록한 작품을 소개하며, ‘감각으로서의 우리에서는 단순한 교환 행위의 범위를 넘어서 상호성을 통해 구성되는 우리라는 유대감혹은 의식적 감각이 어디서부터 출발하는지를 묻고 있다. 전시는 이러한 감각을 바탕으로 어떻게 중동/아랍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엮어서 생각해볼 수 있을지 질문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침묵의 서사에서는 숱한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탈락하거나 망각한 시간을 기입하여 새로운 기원을 부여하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고향 (Un)Home’에서는 실질적인 영토에 얽힌 기억이나 축적된 문화적 감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실된 어떤 것을 되찾기 위한 소망 자체이기도 한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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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흘람 시블리 Ahlam Shibli(b. 1970,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이스라엘 하이파와 독일 베를린을 오고 가며 활동하는 사진작가이다. 그녀의 사진은 다큐멘터리 미학에 기반하며, 집/고향home의 개념과 이것의 모순되는 의미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는 상실, 상실에 대한 투쟁, 억압된 개인과 공동체의 개념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것의 제한과 한계에 대해 말한다. 그녀는 이스라엘 정부가 점거한 180여 개의 정착단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전략적이었다고 알려진 알칼릴 원주민의 강제 철수가 시작된 이후로부터 약 15년이 지난 현재 시온주의 정착민과 원주민들 간의 대치적인 상황이 고스란히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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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딤 알리 Khadim Ali(b. 1978,파키스탄 출생, 시드니와 카불에서 활동) 1978년 파키스탄의 퀘타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으로 태어나, 탈레반 박해를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도망쳤고, 1998-1999년까지 이란의 테헤란에서 벽화와 서예를 전공했다. 현재 시드니, 퀘타, 카불을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는 호주로 이주한 이후 전통의 서사를 현대미술 어법 안에서 새롭게 은유하고, 전쟁과 폭력에 대한 새로운 상징을 드러낸다. (좌) <악의 꽃(Flowers of Evil)>은 아프가니스탄 하자라(Hazara)족 출신인 작가가 페르시안-이슬람 전통에 스며있는 영웅주의(Heroism)에서 비롯된 광기와 이로 인한 대량 살상 문화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전통적인 염색 천과 자수로 여러 상징, 고대 페르시아 고전 시문학 왕서(Shahnameh)에 등장하는 영웅들과 현재의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을 중첩하여 묘사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라이드 이브라힘, 모나 하툼, 무니라 알 솔, 아델 아비딘, 아메르 쇼말리, 아흘람 시블리, 와엘 샤키, 주마나 에밀 아부드, 하딤 알리, 하젬 하브, 조지 M. 알 아마 컬렉션, 할리드 쇼만 컬렉션(다랏 알 푸눈), ACC 필름앤비디오 아카이브 컬렉션 등 총 13()과 국내 작가 박민하, 김진주, 최원준가 참여하였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할리드 쇼만 컬렉션(Khalid Shoman Collection)의 영상 작품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시테마테크 컬렉션으로 구성된 스크리닝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며, 전시연계 작가와의 대화는 <땅과 기억>, <구조를 넘어>라는 주제로 참여 작가 아흘람 시블리, 하젬 하브, 라이드 이브라힘, 아델 아비딘, 하딤 알리의 작품 세계를 알아보는 자리가 1129(오후 2), 30(오후 4) 양 일간 마련된다.

 

우리의 선입견 속에 자리하고 있는 중동 지역의 모습이 과연 선입견일지 현실일지 이번 전시는 작은 답을 주는 전시가 아닐까 싶다. 전시는 내년 38일까지 계속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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