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에서 지난 10월부터 2018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인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의 국내 첫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가이자 지리학 박사이기도 한 트레버 페글렌은 1974년 미국 출생으로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버클리대학(UC Berkeley)에서 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리학, 국가기밀, 사진 및 시각예술을 주제로 한 5권의 책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트레버 페글렌은 “탁월한 선구자이자 예술가 백남준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가르쳐주었으며, 개인적으로 그분을 통해 큰 영감을 받았다. 백남준과 연계하여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라고 수상소감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예술상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홍희는 “트레버 페글렌은 사진,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매체를 활용하여 군사와 정보 조직의 비밀스러운 감시 장비를 암시적으로 노출하는 작가이자, 철저한 조사와 연구의 결과물을 추상적 컬러의 형식적 탐구로 시각화하면서 정치와 미학을 결합시키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하는 작가” 라고 평한 바 있다.
트레버 페글렌은 자신의 작업을 ‘디지털 세계의 숨겨진 풍경과 금지된 장소에 대한 지도’라고 명하며 비가시적인 국가 권력의 감시체계와 물리적 장치들을 가시적으로 드러낸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트레버 페글렌의 개인전 《기계비전》은 사람을 위해 이미지를 생성하였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계가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전시로 드론과 인공지능이 촬영하고 스스로 재생산한 이미지들, 감시체계인 위성과 이를 미학적으로 구축하려는 우주적 상상력, 보이지 않는 국가 감시체계를 시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작업세계를 확장해 온 작가의 예술 세계를 비디오와 사진, 설치 작품 19점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