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일상 속 거짓말’을 소재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선보여

우리의 삶 속에 ‘거짓말’에 대해 탐구해 보는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展
기사입력 2019.11.08 16:36 조회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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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돌포 로아이자 03.jpg

 

 

 

 

[서울문화인] 언제 우리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을까. 분명 교육을 통해 거짓말을 하여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으나 획일하고 정형화 된 교육의 틀에서 우린 분명 잘못된 거짓을 강요받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 속에 자신들의 정당성과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의 방침으로 또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거짓말에 길들여져 왔다.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The serpent deceived me, and I ate.) 구약 성경 창세기에 실린 이 말은 신이 취하지 말라 말한 선악과에 손을 댄 하와가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주장하고자 만들어낸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자신들의 거짓말을 태초부터의 그러하였다는 정당화를 위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서울미술관 2019년 하반기 기획전으로 우리의 삶 속에 가득 차 있는 거짓말에 대해 탐구해 보는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은 이처럼 인류의 시작부터 함께한 거짓말<>를 넘어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그 동안 진실로 믿고 있었던 것들이 얼마나 크게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는지를 23명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살펴보고 있다.

 

전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는, 어느 순간엔가 그 정도와 가치가 너무 흔해진 거짓말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예술경험과 사유의 지점을 전달하고 있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일상 속 거짓말을 주제로 한 회화, 사진, 영상, 미디어아트, 설치, 조각 등 현대미술 전 장르 약 100여점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하루를 보내면서 의식, 무의식 속에 우리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거짓말의 또 다른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먼저 전시장을 들어서면 <Part 0>(인트로)에서는 인류에게 거짓말은 언제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루마니아의 작가 릴리아나 바사라브는 구약성서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인간의 타락,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를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이며, 러시아의 사진 작가인 안나페티나는 실제 사진으로 중세의 정물화를 연출하는 진실와 허상의 간극을 재고해 보게 한다. 이처럼 허상이미지를 통해 실재를 더듬고자 하는 우리들의 욕망과 본질일 수 없는 이미지의 허상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유민정은 붉게 표현된 인물들의 모습을 에덴동산과 함께 표현하며, 금기를 어기고 자기 합리화된 거짓으로 부끄러움을 알게 된 현대판 아담과 하와(현대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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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의 작가 릴리아나 바사라브가 구약성서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인간의 타락,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를 주제로 선보이는 영상

 

 

<Part 1>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를 중심으로 스스로에게, 혹은 가까운 테두리에서의 거짓말이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 왔는지를 확인해 본다.

 

송유정은 동일한 형태의 사물 중에서 노란색이 도드라진 아기의 얼굴이 등장하는 <감정의 반복>을 통해 우리가 모르게 스쳐가는 감정과 그것을 포착하는 몸에 대한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전달하며, 진효선은 <축 졸업> 그리고 엄마, 엄마가 좋아하니까 전 행복해요라는 부재의 작품 속에는 의젓하고 착한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유치원 졸업사진을 통해 획일적인 틀에 누군가를 맞추려는 모양새를 이야기한다. 진지한 색의 배경 앞에 선 아이들은, 어른들의 달콤한 칭찬을 들으며 양껏 입꼬리에 힘을 실으며 어른스러움을 강요당한다.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직은 어린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자신들이 규정해놓은 의젓함을 아이들에게 덧씌우고 아무런 영양가 없는 달콤한 사탕으로 아이들은 포장된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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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효선의 <축 졸업>, 그리고 ‘엄마, 엄마가 좋아하니까 전 행복해요’라는 부재의 작품 속에는 의젓하고 착한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유치원 졸업사진을 통해 획일적인 틀에 누군가를 맞추려는 모양새를 이야기한다.

 

 

 

<Part 2> “그리고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타인의 말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거짓말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상처 주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해강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인 빠른 년생서열중심의 한국사회에서, ‘빠른 년생의 존재로 난감해지는 상황에 대한 작업으로 12간지의 동물을 두개씩 결합하여 새로운 동물(월트디즈니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였다. 그의 작품에는 빠른 1981년부터 빠른 2002년의 12간지 동물들이 등장시켰다. 하나의 형태가 다른 하나의 형태로 변화하는 애니메이션 기법(모핑기법, Morphing)을 응용하여 선보이며, 하지현의 <>사회적 관습과 틀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적 고민과 갈등을 달라져도 괜찮아, 자신의 생각을 믿어와 같은 긍정적 위안을 찾는 소통의 메시지를 스탑모션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을 통해 전하고 있다. 특히 로돌포 로아이자(Rodolfo Loaiza, 멕시코)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속 고전적인 등장인물들이 지나친 명성의 세계(현실)와 맞닥뜨린다면,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약, , 괴롭힘, 허영심의 과잉에 취약하다고 판명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재미난 고전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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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돌포는 유명한 팝 캐릭터들을 어둡고 현실적인 상황에서 보여주며, '순수의 상실'이라는 일반적 주제를 탐구한다.

 

 

<Part 3>에서는 거대한 단위의 거짓말’, 바로 국가와 사회가 우리들에게 해왔던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에서는 전체주의적, 국가 중심적 사고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년시절 의미를 알 수 없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웠고, 나라와 학교, 커서는 회사라는 조직에 대해 충성을 맹세하였으며, 그것이 성숙한 사회인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는 믿음, 그러나 국가라는 말, ‘사회라는 단위는 단지 개개인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서로의 욕망을 제어해주는 규칙이라는 걸,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규칙을 지키게 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거짓말이 우리를 지배해왔다는 사실을 4개의 대형 미디어 설치 작품을 통해 큰 목적과 우리를 위해 희생되고 억압되어 왔던 를 새삼 발견하게 된다.

 

특히 조성현 작가는 입방체 사이의 거리와 거울에 반사된 공간에 10명의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 첫 구절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 흘러나온다. 조성현은 대통령의 취임사가 모두 동일한 문구로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무한한 스퀘어의 공간에 속에 연속적으로 재생시킨다. 허공에 퍼져나가는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반복성, 그리고 음성 속에 과연 어떠한 진실이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조성현, SQUARE 1-2.jpg
조성현, SQUARE 1-2, 2018, 미디어 설치, 천, 나무, 컴퓨터, 프로젝터, 4채널 오디오 시스템. 가변설치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국어사전 형식을 빌린 참신한 전시 인트로 구성과 전시공간에 숨겨진 시각적 알레고리들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구성으로 자연스럽게 전시의 내용과 상호 교감 할 수 있도록 꾀했다. 더불어 서울미술관은 미술관 공식 유튜브 계정에 막내가 들려주는 오디오 가이드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설, 미술을 전공한 미술관의 막내가 관람객들에게 속삭이듯 작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매일 2(12:00, 16:00)정규 해설이 진행되며, 단체의 경우 사전 예약 시 원하는 시간에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다.

 

이외에도 서울미술관에서는 인터렉티브 감성 미디어아트 설은아 작가의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과 소장품전 단편전시회를 만나볼 수 있다.

 

설은아 작가의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관람객이 자신의 개인적 추억과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가공할 수 있는 형태의 인터렉티브 감성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공중전화부스와 아날로그 전화기를 통해 관람객들이 그동안 미처 말하지 못했던 진실들과 속마음을 접할 수 있는 설치 작품으로 전시장에 마련된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면 과거에 녹음된 누군가의 솔직한 음성메시지들이 시공간을 넘어 랜덤하게 들을 수 있다. 설은아 작가는 미디어아트와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구현 중인 인터렉티브 스토리텔러이자 웹디자이너이다. 칸광고제에서 사이버부문 황금사자상을 비롯한 각종 국제 수상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올 해인 2019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에서 최고영예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다.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_설은아.jpg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_설은아

 

 

한편, 서울미술관의 모든 전시 입장권은 한 장의 통합 티켓으로, 티켓을 구입한 달에는 횟수 제한 없이 언제든지 재관람이 가능하다. 보통의 거짓말 Ordinary Lie2020216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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