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명성황후책봉금보(明成皇后冊封金寶)’가 기념메달로 제작되어 오는 10일부터 선착순 일반판매에 나선다.
한국조폐공사는 문화재청과 2012년 문화재지킴이 협약을 맺은 후 ‘한국의 문화유산’(궁궐ㆍ서원 등 30종)문화재 관련 기념메달을 제작하여 홍보하여 왔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연간 2종씩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 시리즈’를 진행 총 3종(1차(’18년 3월) ‘태조가상시호금보(太祖加上諡號金寶)’, 2차(’18년 10월) ‘세종시호금보(世宗諡號金寶)’, 3차(’19년 4월) ‘정조효손은인(正祖孝孫銀印)’)을 제작하였으며, 4월에는 1~2차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을 국외문화재 환수와 보호에 후원하여 사회적 관심을 모으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였다.
4회차로 진행되는 ‘명성황후책봉금보(明成皇后冊封金寶)’는 조선 어보 메달시리즈 완결판이다. ‘명성황후책봉금보’는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되고 나서 고종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고종 비를 명성황후로 책봉하면서 올린 금보이다. 황제국 의장에 걸맞게 금으로 제작하고, 손잡이는 기존 귀뉴(龜紐, 거북이 모양의 손잡이) 형식에서 벗어나 용 모양으로 제작하여 나라와 왕실의 권위와 격을 높였다. 어보 기념메달은 1차부터 참여해온 무형문화재인 김영희 옥장(玉匠,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8호)에 의해 제작되었다.
‘명성황후책봉금보’ 기념메달 윗면에는 용을 원래 유물의 약 30분의 1 크기로 사실적으로 표현했으며, 황제를 상징하는 용무늬와 위변조를 막을 수 있는 잠상(숨은 이미지) 및 홀마크를 담았다. 아래면에는 ‘황후지보’(皇后之寶·‘황후의 보물’이라는 뜻)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다.
기념메달은 금(37.5g), 금도금(31.1g), 은(31.1g) 3종으로 제작되었으며, 10월 10일부터 25일까지 ‘한국조폐공사 쇼핑몰(koreamint.com)’ 등에서 예약접수(선착순)를 받을 계획이다. 메달은 12월 9일부터 순차 배송된다. 참고로 1~3차 메달은 국민의 높은 관심으로 전량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8일 오전 10시 30분 경복궁 건청궁(곤녕합)에서는 정재숙 문화재청장을 비롯하여 문화재지킴이 협약기업인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와 함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직무대리 김홍동)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실의 어보(御寶)를 주제로 한 ‘조선의 어보 기념메달 시리즈’ 완결판인 4차 ‘명성황후책봉금보(明成皇后冊封金寶)’의 기념메달을 공개하고 수익금은 미국 데이튼미술관 소장 ‘해학반도도’ 병풍 보존복원에 지원된다고 밝혔다.
‘해학반도도’ 병풍은 가로 734.4cm, 세로 224.4cm 크기의 12폭 병풍으로 바다·학·복숭아 등을 그리고 바탕은 금박으로 처리한 매우 희귀한 궁중용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손상이 심해 전시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 보존처리 될 예정이다.
또한, 명성황후의 책봉금보 출시 행사가 진행된 경복궁 건청궁은 을미사변(1895년 8월 20일-양력 10월 8일)이 일어났던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항일의병이 일어났고, 백범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에 투신하였으며,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로 이어지는 등 새로운 항일역사가 씌여졌다. 명성황후책봉금보 기념메달은 아픈 역사의 기억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기록이며,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은 올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조선의 어보는 왕과 왕비께 존호(尊號)와 시호(諡號, 사후에 덕을 기리기 위해 짓는 호칭)를 올리거나 왕비‧왕세자‧왕세자빈을 책봉할 때, 왕을 추존(追尊,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죽거나 폐위된 왕을 사후에 왕으로 올리는 것)할 때 올린 지위와 호칭을 새긴 인장(印章)이다. 의례를 위해 제작된 어보는 실제 사용되지 않고 상속되지 않으며, 오직 주인공만을 위해 만들어져 종묘에 영구히 보관된다. 따라서 어보는 조선 왕실의 권위와 존엄을 상징한다. ‘조선 왕실의 어보 및 어책’은 2017년 10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현재 조선 왕조와 대한제국 시기 모두 375과(顆)가 제작되었으며, 그중 332과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보관되어 있다. 소재가 미확인된 43과는 국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환수 노력이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에서 진행 중이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