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 전, 대한제국 한식 국빈연회음식 재현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에서 오는 11월 24일까지
기사입력 2019.09.20 17:25 조회수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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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조선호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 01.jpg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와 고종과 함께 한 전통식 한식 오찬 재현

 

[서울문화인] 대한제국이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것으로 알려진 국빈연회음식이 재현되어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을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이번 대한제국 국빈연회음식 재현은 114년 전, 1905년 9월 20일 대한제국을 방문한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고종과 함께 한 전통식 한식 오찬 메뉴를 고증을 바탕으로 재현해냈다.

 

지금까지 대한제국 시기에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는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1897년 10월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등극하면서 조선의 예법을 황제국의 격에 맞게 조정하였고 대한제국의 외교 의례는 두 방향으로 정비되었다. 하나는 동양 전통의 제후국 의례를 황제국의 의례로 격상하는 작업이며, 다른 하나는 외빈 접대의 경우에 개항 이후 받아들인 서양 의례를 정비하는 작업이었다. 이렇게 정비된 외교 의례는 1898년 간행한 대한제국 의레서 ‘대한 예전’에 실었다. 하지만 앨리스 루즈밸트의 자서전(<혼잡의 시간들>, 1934)과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의 기록(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에서 고종이 ‘한식’을 대접한 사실을 직접 확인, 연회음식은 총 17종의 전통식 한식 요리로 열구자탕, 골동면, 수어증, 편육, 전유어, 전복초, 화양적, 후병, 약식, 숙실과, 생리(배), 생률(밤), 포도, 홍시, 정과, 원소병, 장침채, 그리고 양념류인 초장, 개자, 백청까지 3종의 양념 등이며 주안상, 면상, 다과상으로 나누어 제공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전시에 앞서 9월 20일(금)에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연회장에서 대한제국 국빈연회음식 재현 행사를 통해 직접 재현된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메뉴 재현를 위해 지난 5월부터 덕수궁관리소 학예팀과 전통 음식 분야의 자문 위원들과 함께 연구, 개발하여 당시 제공된 총 17종의 전통식 한식 요리를 재현해 내었다. 특히, 대한제국 국빈을 위한 오찬의 메뉴판(食單)에 표기된 음식들을 전체 다 재현해낸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이 발견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식단은 대한제국의 연회 음식이 서양식이었다는 견해를 뒤집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이다. 또한 뒷면에는 이번이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이미영 셰프.jpg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이미영 셰프

 

 

당시 제공된 오찬의 음식들은 1902년 임인진연(壬寅進宴, 1902년 고종의 망륙(51세) 되는 해를 기념한 진연례)이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하였고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총 20가지)로 구성하였다고 한다.

    

 


재현된 한식 메뉴.jpg
재현된 한식 메뉴

 

    

 

연회 메뉴의 재료는 고종대 의궤의 친품과 『진연의궤』(1902년)의 고증된 자료를 더불어 19세기 말 20세기 초 전통 음식 요리책을 바탕으로 재현하였으며 조리법은 19세기 전후로 20년 간행 조리서인 『조선요리제법(1917년 초판본)』, 『시의전서』, 『규합총서』, 『음식방문』, 『주식시의』, 『부인필지』 책을 기반으로 했다. 상차림은 근대 조리서의 상차리는 법 중 손님 상차림 및 어르신 생신상, 면상 상차림 배치를 『조선요리제법(1921년)』, 『조선요리법(1935년)』, 『이조요리통고(1957년』를 참고하여 진행되었다.

 

 

왼쪽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류재영 총지배인, 한국미술연구소 정희정 책임연구원,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이미영 셰프, 신세계조선호텔 조형학 총주방장, 신세계조선호텔 이용호 대표이사,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 덕수궁관리소 김동영 소장, 문화재청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신세계조선호텔 임영준 지원담당.jpg
왼쪽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류재영 총지배인, 한국미술연구소 정희정 책임연구원,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이미영 셰프, 신세계조선호텔 조형학 총주방장, 신세계조선호텔 이용호 대표이사, 문화재청 정재숙 청장, 덕수궁관리소 김동영 소장, 문화재청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신세계조선호텔 임영준 지원담당

 

 

 

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는 “105년 호텔의 조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제국 황실 연회음식 재현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뜻 깊다. 특히 2년 전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연회 만찬에 이어 국빈 한식 연회오찬 재현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되며 문화재지킴이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역사적인 고증과 조리노하우 축적을 통해 문화향유 확대에 기여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2017년 문화재청과 대한제국 황실 연회음식 만찬 재현 프로젝트로 1905년도의 서양식 연회 만찬인 정통 프랑스 12코스 메뉴를 재현 했고, 올해는 1905년 9월 20일 고종이 직접 앨리스 루스벨트와 함께한 전통식의 한식 연회 오찬 17종을 재현해냈다.

 

이번에 진행하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은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의 연차 기획전시인 ‘황제의 의衣·식食·주住’ 중 두 번째 특별전으로, 지난해 10월 ‘의衣’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황제 복식’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식(食)’을 주제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문화를 다루는 전시이다.

 

전시에는 이번에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과 사진, 문헌기록 등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한 전 과정을 영상물을 통해 만날 수 있으며, 아울러 고종의 탄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손탁의 서명이 있는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고종이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하사한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 이화문 그릇이 최초로 공개되었다.

 

전시장 04.jpg

 

전시장 05.jpg

 

 

전시는 오는 11월 24일까지 진행되며,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 가능)까지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실은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으며, 해설사와 함께하는 기존 석조전 관람은 종전과 같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참가 신청 덕수궁 누리집(deoksugung.go.kr))

 

전시기간 전시 내용의 이해를 돕는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덕수궁에서 특별전 관람 후 한식문화관으로 이동하여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참가비 3만원)을 받을 수 있고, 10월 4일과 10월 11일 2차례에 걸쳐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이 석조전 중앙홀(오후 7~9시)에서 진행된다. 강사로는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참여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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