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조선의 시조를 통한 억압 속의 외침, 그 속에 현재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아내다.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8월 25일까지
기사입력 2019.07.26 14:44 조회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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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작품은 시조가 국가 이념인 상상 속의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삶의 고단함과 역경을 시조 속에 담아 훌훌 털어버렸던 백성들은 역모 사건으로 시조 활동이 금지되면서 자유도 행복도 잊은 채 살아가던 중, 15년 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열리게 된다. 탈 속에 정체를 감추고 악행을 파헤쳐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조직된 비밀시조단 골빈당은 이것을 기회 삼아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그 반대편에는 왕의 비선실세이자 시조대판서인 송홍국이 자신에 대한 악덕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는 이유를 들어 골빈당을 잡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2018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선정작,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뮤지컬부문 선정작으로 지난 해 11월 이틀에 걸친 쇼케이스를 통해 이미 관객과 평단의 열띤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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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서 시조가 담고 있는 의미는 노랫말이나 음악 그 이상이다. 백성들은 시조를 통해 마음속의 이야기를 외치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시조의 운율은 자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희망을 꿈꾸게 한다. 이처럼 작품 속 캐릭터들은 불평등한 세상 속에 사는 사람들의 애환을 유쾌하고 통쾌한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관객들에게 그 자유와 희망을 전파한다. 또한 랩의 라임 못지않은 언어유희, 정형 시구에 입혀진 힙합 스타일의 음악, 전통의상과 트렌디한 의상을 매치시킨 것 등 색다른 음악과 볼거리를 통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공연에서는 자유와 소통의 상징인 시조를 읊는 방법에도 계급과 신분의 차이를 두었다. 창작진은 양반들의 시조는 평시조, 백성들의 시조는 사설시조의 형태를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억압 속의 외침을 즐겁게 풀어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 맺힌다는 말처럼 슬픈 것을 슬픔 그대로 극대화 시키는 것이 아닌 으로 승화시켜 신명 나는 놀이로 분출하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의 스웨그’, 스웨그에이지가 불러 일으킬 새로운 바람의 근원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 작품은 조선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메시지는 현재를 관통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극의 흐름을 이끄는 음악과 안무, 더불어 무대 미술적인 부분에서도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은 12개의 국악기, 22개의 클래식 오케스트라악기, 7개의 밴드악기가 조화를 이뤄 하나의 소리를 낸다. 이야기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작품의 배경과 어우러지는 국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표현했다. 전체적인 리듬 역시 실제 국악의 장단을 그대로 이용한 것도 있고, 그 느낌을 차용해 현대 음악의 형식에 맞게 편곡했다. 넘버 중 랩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이 때에도 국악과 랩을 접목시킨다라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에 원래 있는 소스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보자라고 접근했다. 실제 창극이나 판소리 중에 빠른 템포와 중독성 강한 노랫말이 돋보이는 음악이 있는데, 그것이 현대의 랩과 굉장히 비슷하다.

 

안무의 경우 한국무용과 힙합의 만남이 돋보인다.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억압당하고 속박 받았던 흑인들의 감정을 움직임으로 표현한 힙합댄스는 한국의 한과 흥을 표현하는 한국무용과 의미상으로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보여주는 전통무용에서부터 얼반댄스, 락킹, 비보잉과 같이 그 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힙합댄스의 개별적인 볼거리도 있지만, 이것이 융화된 군무는 극의 백미를 장식한다. 더불어 캐릭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한 현대 무용도 첨가 되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 한다.

 

한편, 이 작품은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을 통해 20여 년간 우수한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 해온 PL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첫 번째 뮤지컬로 PL엔터테인먼트는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다면 이런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데 이 공연을 만난 순간 바로 이거다싶었다.”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정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첫 제작 소감을 밝혔다.

 

천민이라 손가락질 받지만 굴하지 않고 시조를 읊으며 멋에 살고 폼에 사는 인물, ‘역에는 준과 양희준, 이휘종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제일의 시조 꾼이지만, 홍국의 딸이라는 비밀을 감추고 골빈당에서 활동하는 역엔 반가운 배우 김수하와 김수연이, 백성들의 자유로운 시조를 금지한 홍국역은 최민철과 임현수가 조정의 실권자로, 왕을 극진히 보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에는 음흉한 음모를 숨기고 나약한 왕의 눈과 귀를 막고,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부조리한 인물로 백성들의 자유로운 시조를 금지한 홍국역은 최민철과 임현수가 맡았다.

 

또한, 중인 신분과 관직을 모두 버리고 비밀시조단 골빈당을 이끄는 맏형, ‘십주역에는 이경수와 이창용이, ‘’, ‘’, ‘십주를 필두로 조선 최고의 재주꾼들이 모인 골빈당 일원인 호로쇠’, ‘기선’, ‘순수역에는 장재웅, 정선기, 정아영이 작품의 흥을 돋우며,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대신들에게 휘둘리는 나약한 임금역에 주민우, 조선인이 되고자 하는 왜인 검객 룰루랄라 조노역에 이동수, 조선시조자랑의 진행자로 작품에 재미를 더할 감초 엄씨역에 김승용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김재형, 노현창, 문장미, 황자영, 김혜미, 임상희까지 극중 다양한 역할로 분하며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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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은 오는 8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이선실 기자]

 

 

 

 

 

 

[이선실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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