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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2019년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을 대표하는 두 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과 스웨덴 스코네스 댄스시어터(Skånes Dansteater)와의 안무 교류 프로젝트로 <스웨덴 커넥션Ⅱ>를 오는 3월 29일(금)부터 31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7년 기획되어 진행되어오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2018-2019 2개년에 걸쳐 한국과 스웨덴에서 선정한 두 명의 안무가가 상대 단체의 무용수와 함께 신작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 지난해에는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에서 파견한 페르난도 멜로가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 6명과 함께 작업한 신작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를 선보였었다.
올해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이 장혜림 안무가를 2개월간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에 파견하여 스웨덴 무용수들과 신작 ‘제(祭)’를 제작했다.
페르난도 멜로는 스웨덴을 근거로 활동하면서 안무 작업의 폭을 확장하여 유럽 무용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안무가이며, 장혜림은 한국적 컨템퍼러리로 자신의 춤 색깔을 다져가고 있는 안무가이다.
프로젝트는 2019년 3월, 한국에서는 <스웨덴 커넥션Ⅱ>, 스웨덴에서는 <코리아 커넥션> 공연이 올라 2년간에 걸친 프로젝트가 마무리리로 <스웨덴 커넥션Ⅱ>에서는 페르난도 멜로 안무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장혜림 ‘제(祭)’, 스웨덴 안무가 리디아 보스의 ‘군중의 스냅샷’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페르난도 멜로(Fernando Melo)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는 ‘경계’를 주제로 시작된다. 얇은 널판 여러 개를 자신의 주요 안무 소재로 사용하는 페르난도 멜로는 널판으로 상징되는 장벽들과 그것을 극복하는 ‘인간적 관계’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안무가는 문화적 경계, 심리적 경계, 지도상의 경계 등 매순간 마주하는 경계들에 대해 주목한다. 이 작품에서는 하나의 장벽에서 시작된 경계들이 무용수들 간의 관계를 통해 깨뜨려지는 작업을 선보인다. 페르난도 멜로는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가 추상적인 작업의 현대무용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작품에 부분적으로 서사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관객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한다. [출연 :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 6명(김민진, 서보권, 손대민, 이유진, 이태웅, 홍호림)]
장혜림 ‘제(祭)’ Burnt offering
‘제(祭)’는 노동으로 태워지는 삶의 시간들이 헛되이 버려지지 않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현대의 ‘제의’를 연출한 작품이다. 장혜림 안무가는 춤의 기원은 제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에 주목했다. ‘제(祭)’는 제물을 태워 그 향기를 올리는 제사법인 구약시대의 ‘번제(Burnt offering)’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안무가는 죽음으로 가는 시간을 태워 의미를 만들어 내는 인간의 삶과 같이 제물을 태워 향기를 올리는 행위에서 숭고한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이번 작품은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장혜림 안무가를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에 파견, 두 달 간에 걸친 상주 작업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장혜림은 안무가의 바탕이 되는 한국 춤 ‘승무’를 작업 과정에서 사용, ‘승무’의 북을 치는 움직임을 차용하여 팔의 움직임과 호흡을 작품 안에 녹여냈다. 안무가는 노동에서 나오는 향기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작품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작품에서 상징적인 오브제로 안전모, 헤드 램프, 그리고 목탄이 사용되어 ‘제(祭)’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출연 : 스코네스 댄스시어터 무용수 7명(아네테 엘네(Anette Jellne), 라우라 로히(Laura Lohi), 마리아 아바우레아 사르도야(Maria Abaurrea Zardoy), 리카르도 찬도나(Riccardo Zandona), 새뮤엘 덴턴(Samuel Denton), 사라 아비히트(Sarah Abicht), 티먼 스테메르딩(Tiemen Stemerding)]
리디아 보스(Lidia Wos) ‘군중의 스냅샷’ Snapshots of a crowd
‘군중의 스냅샷’은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관계맺음에 대한 시도를 다양한 이미지와 장면들로 구현한 작품이다. ‘군중의 스냅샷’에서 관객은 자신이 속한 현실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하는 8명의 사람들(무용수)을 만난다. 작품 속 사람들은 집단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한편, 자유를 갈망하는 이면적인 감정을 겪는 모습을 보인다. 뒤틀린 이미지, 독특한 캐릭터, 기이한 상황들로 가득한 안무가 리디아 보스의 안무 세계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리디아 보스는 스웨덴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안무가로, 북유럽 무용계에서 그녀의 안무 스타일에 대해 “예술적 재치로 가득한 강렬한 퍼레이드”(스톡홀름 '단스'지)라 호평하고 있다. [출연 : 스코네스 댄스시어터 무용수 8명(안나 보라스 피코(Anna Borras Picó), 엠마 발리마키(Emma Välimäki), 이오르고스 펠라기아스(Georgios Pelagias), 징이 왕(Jing Yi Wang), 키트 브라운(Kit Brown), 크리스티안 레프슬룬드(Kristian Refslund), 매튜 브래넘(Matthew Branham), 패트릭 브라그델 에릭손(Patrick Bragdell Eriksson)]
한편, 한국 공연에 앞서 스웨덴에서는 <코리아 커넥션>으로 지난 3월 2일부터 15일까지 스웨덴 말뫼와 헬싱보리에서 총 7회의 공연을 진행하였다. 두 국가 모두 공연 한 달여 전 조기 매진으로 인해 한 회차를 추가하며 무용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스코네스 댄스시어터의 전용 극장에서 <코리아 커넥션> 공연에서 세계 초연된 장혜림 안무의 ‘제(祭)’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아름답고 진정성 있는 컨템퍼러리 무용의 결정체”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또한, 말뫼와 헬싱보리 두 도시에서 3월 2일부터 15일까지 총7회의 공연으로 진행된 <코리아 커넥션>에는 ‘제(祭)’와 함께 ‘두 점 사이의 가장 긴 거리’와 안성수 예술감독의 <혼합>이 함께 올라 6회차 공연이 전석 매진되어 1회차를 추가 오픈하여 선보일 정도로 스웨덴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선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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