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2018년 12월 3일 개막하여 2019년 3월 3일까지 개최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이 막을 내렸다.
대고려 특별전은 한국문화재를 주제로 한 전시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88일 동안의 전시 기간 동안 17만 2천여 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아 고려를 만났다. 그간 한국 문화재를 주제로 한 전시의 하루 평균 관람객이 957명이었던 것이 비하면, 이번 특별전은 하루 평균 1,955명이 전시를 관람하여 관람객 수에 있어서도 새로운 기록을 갱신했다.
국내외 5개국 45개 기관으로부터 총 450여 점 전시된 이번 전시에는 합천 해인사의 건칠희랑대사좌상과 고려 대장경판을 비롯해 청양 장곡사 약사여래좌상, 문경 대승사 아미타여래좌상, 해남 대흥사 금동관음보살 좌상 등 국내의 사찰이 소장한 성보문화재가 전시된 점도 주목을 받았으며, 국외의 작품으로는 이탈리아 로마예술박물관 소장 고려 아미타여래도와 영국 피츠윌리엄 박물관 소장 곰퍼트의 수집품 고려청자와 영국박물관의 둔황 불화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시품이 무엇인지 조사를 해본 결과 해인사 소장 <희랑대사상>과 미국 보스턴 박물관 소장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으로 나타났다.
우선 관람객들이 온라인상의 블로그에 남긴 후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전시품을 살펴보면 첫 번째가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으로 투명한 아크릴 상자 속에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과 사진이 잘 나오는 점이 그 요인으로 짐작된다. 두 번째는 <희랑대사상>으로 처음으로 해인사에서 나와 전시된다는 희소성과, 10세기 중반 조각 가운데 최고의 걸작품이자 고려시대 유일한 승려 초상이며 나란히 전시하기로 했었던 <고려태조 왕건상>인 북한 유물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는 <은제 금도금 표주박모양병>으로 ‘대고려전’ 포스터 속의 전시품이라는 대표성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현장 관람객 320명(남성 119명, 여성 2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품이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해인사 소장 <희랑대사상>을 1위로 꼽았다. 남성 관람객은 보스턴박물관 소장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을 2위, 간송미술관 소장 <금동삼존불감>을 3위로 선택한 반면, 여성 관람객은 <금동삼존불감>을 2위,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을 3위로 뽑았다.
국립중앙박물관 내부 학예사 대상 자체 조사 결과에서 학예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시품 1위로 <희랑대사상>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 영국박물관 소장 <나전 국화넝쿨무늬 경함>, 간송미술관 소장 <금동삼존불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은제 금도금 표주박모양 병>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관람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희랑대사상>의 경우 해인사에서도 보존의 필요에 따라 전시공개는 복제품으로 하고 진품은 외부공개를 하지 않고 있어 이번 전시가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유물이었다. 또한, <은제 금도금 주자와 받침>의 경우에도 미국 보스턴박물관에서 어렵게 대여하여 전시하는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유물로 이번 전시에서 더 큰 관심을 받은 듯하다.
또한, 이번 특별전에는 전시를 직접 찾을 수 없는 관람객이거나 전시 관람 후 전시의 감동을 간직하길 원하는 이를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였다. 인터넷 접속을 통해 생생한 전시장을 느낄 수 있도록 ‘네이버 전시 생중계’(2018.2.1.)와 ‘전시 다시 보기’를 통해 18,000여 명이 접속하여 특별전의 큐레이팅(전시 모습)과 상세한 전시 해설에 참여했다. 생중계 당시에 만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려 전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는 종료되었지만 박물관 누리집에서 직접 전시를 찾을 수 없는 분들의 아쉬움을 디지털 기술, 가상현실(VR)을 통해 전시장의 모습과 대표 작품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