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민속의 기본 터전인 ‘지역’을 조사한 보고서와 민속지 발간

기사입력 2019.01.17 16:09 조회수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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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민속의 기본 터전인 지역을 조사하고 조사를 바탕으로 조사보고서와 민속지, 3종을 발간하였다.

 

한강의 물길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 ‘한강 수로와 어로문화조사보고서

   

‘한강 수로와 어로문화’ 조사보고서.jpg

 

 

한강 수로와 어로문화조사보고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2018년부터 우리나라 주요 수로를 중심으로 수로문화를 조사하고 기록하고 있는 그 첫 결과물이다. 보고서는 우리 민족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한강의 물길을 따라 문헌조사를 토대로 현지 조사하였다.

 

한강은 전통적으로 이 물길을 차지한 나라가 한반도 주도권을 행사할 정도로 역사적으로나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조운선, 돛배, 뗏목 등 하루에도 수십 척이 오간 한강은 20세기 초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점차 쇠퇴했지만, 일제강점기를 비롯하여 197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 물류 이동의 중심이었다.

 

한강 수로와 어로문화조사보고서는 한강의 물길을 터전으로 생활했던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강의 수로문화에서는 댐과 교량이 설치되기 전 한강의 나루와 포구를 기록하고, 물길을 이용한 배를 운송용과 어로용으로 정리했다. 특히,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간 뗏목과 달리, 바람을 타고, 돛대, 상앗대, , 밧줄 등 상류와 하류를 자유롭게 오간 돛배의 운행방법을 다룬 점이 이색적이다.

 

또한, 그간 주목하지 않은 내륙 어로문화는 물론 떼꾼으로부터 어부에 이르기까지 강변 사람을 함께 다루고 있다. 조선후기 서유구가 집필한 난호어목지전어지등 각종 문헌을 토대로 전통 어로문화를 정리하고, 현지 조사를 통해 현대 어로문화를 내수면어업으로 담아내었다. 팔당 조선소에서 주문에 맞게 배를 만들어 팔았던 배목수, 영월에서 뗏목을 타고 서울까지 내려왔던 떼꾼, 옛 어구를 사용해 그물을 쳤던 어부를 통해 예전에 한강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 이야기도 담고 있다.

 

한편, 박물관은 한강에 이어 2019년에는 금강의 수로문화와 더불어 강경 젓갈을 통한 식문화를 조사하고, 아울러 2020년과 2021년에는 낙동강과 영산강의 수로문화와 더불어 강변의례 및 장시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사 요충지, 한강의 관문에서 다양한 어족자원의 공급처, 남북평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강화 포구의 역할을 조명, ‘한강과 서해를 잇는 강화의 포구민속지 발간

 

‘한강과 서해를 잇는 강화의 포구’ 민속지.jpg

 

 

과거의 강화 포구는 군사 요충지, 한강의 관문으로써의 역할이 중요했다. 고려시대에는 몽골의 침입에 대항한 임시도성의 역할을 했고, 정묘호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당시 마지막 보루이자 방파제 역할을 한 곳이 강화도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고려궁지, 강화산성, 삼도수군통어영지, 17세기부터 해안선을 따라 쌓은 53개의 돈대, 12진보 등 강화도 곳곳에 역사의 흔적이 산재해 있다. 또한, 강화도 포구는 한강의 관문 역할을 했다. 강화도의 동검도와 서검도는 한강을 드나들던 선박을 검문했다. 현재는 다양한 어족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화도 갯벌(천연기념물 제419)의 풍부한 영양 염류는 바다를 풍요롭게 만들어서 새우, 장어, 숭어, 반지, 꽃게 등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특히 가을에 잡히는 젓새우의 70%가 강화 어장에서 생산된다. 그만큼 해산물 공급처로써 강화 어장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미래의 강화 포구는 남북 협력과 평화의 공간이다. 2018115일에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남북 공동으로 한강하구 수로조사를 하여, 129일에 완료했다. 선박이 다닐 수 있는 물길을 찾기 위해서 파주시 만우리로부터 강화군 말도까지 660km를 수로를 측량했다. 남북 협력과 평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싹을 틔우며 남북 평화와 협력의 공간이 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한강과 서해를 잇는 강화의 포구는 남북 분단 전까지 강화도 최대 포구였으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산이포를 비롯하여 염하수로에 있는 더리미와 황산도, 석모수로의 창후리, 외포, 후포 그리고 강화 남단의 선두4리와 선두5, 강화도의 부속섬인 석모도의 어류정항과 교동도의 남산포와 죽산포의 현황과 함께 강화도의 주력 어선인 꽁당배, 지양배 등의 어선과 어법, ‘젓새우 가공과 유통’, ‘강화 갯벌’, 외포리 곶창굿(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8)의 전 과정 등을 기록하였다. 이번 조사는 20186월 하순부터 12월 초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전문 연구자 1명과 사진영상작가가 한 팀이 되어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발간하였다.

 

지역 기초자료를 발굴하여 전통생활문화 자료집으로 발간.

 

전통생활문화 자료집.jpg

 


지역에는 동계, 일기류 등 지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기초 자료가 무수히 많다. 그러나 대부분 자료들은 다양한 필체로 기록된 한문 또는 일문이거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한글 고어여서 일반 연구자도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립민속박물관은 연구자 등이 현지 조사를 통해 발굴한 지역 자료를 자료집으로 발간함으로써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지역의 기초 자료를 축적하는 목적에서 시작했고, 이번에 그 첫 결과물을 전통생활문화 자료집을 발간하게 되었다.

 

전통생활문화 자료집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형태의 기초 자료를 발굴해서 번역하고, 그 결과를 자료집으로 발간한 것으로 원주시 신림면 백운·치악산신제 계문서, 김천시 지례면 관덕리 김해김씨 문서, 인천광역시 강화군 계문서 등을 발굴하여 전통생활문화 자료집 3권으로 발간되었다.

 

자료집은 일반 연구자가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각 자료에 대한 해제, 원문이미지, 탈초, 번역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자료집은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자료로 가리파재 성황당에 있는 백운산신과 치악산신 계문서이다. 이 자료는 가리파재를 중심으로 백운산신과 치악산신이 합쳐진 경위에서부터 보부상단이 해체되고 성황당계가 마을신앙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자료는 보부상과 마을신앙과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가 있다.

 

두 번째 자료집은 경상북도 김천시 지례면 관덕리 마을문서로 활남마을 김해김씨 고문서이다. 이 자료는 상서(上書), 소지(所志), 통문(通文), 명문(明文), 간찰(簡札) 등 고문서로 활남마을에 사는 김해김씨가 19세기 후반 이 지역에서 발돋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자료는 문중사뿐만 아니라 지역사의 관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세 번째 자료집은 강화도 계()문서이다. 이 자료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구성원을 모아 금전이나 물질, 노동력으로 상호 부조하는 공동체 민속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자료는 지역사를 재구(再構)하는 준거를 찾아내고, 지역민의 정체성을 해석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

 

지역이란 민속의 기본 터전이자, 민속의 특징을 드러내는 공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역에 산재해 있는 기초 자료들을 발굴하는 것은 민속에서 지역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 권의 전통생활문화 자료집으로 시작해서 앞으로도 드러나지 않은 지역 자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발굴하고 축적하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밝혔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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