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연극 레드, 마크 로스코와 켄, 두 사람 사이에 펼쳐지는 현대미술에 대한 고뇌.

2월 10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기사입력 2019.01.11 17:23 조회수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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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연극 <레드>는 색면추상의 대가로 알려진 화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작업실에서 가공의 인물 조수 과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추상표현주의에서 신사실주의로 변화하는 과도기에서 나타나는 세대 갈등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미국 작가 존 로건이 마크 로스코의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 작품은 마크 로스코의 삶을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의 충돌 속에서 구시대 마크 로스코와 신세대 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단지 피상적인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인생에서 예술이 왜 필요한 지인간의 삶 그 자체에 대해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참고로 마크 로스코는 1903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유대계로 192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와 에일대학교에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였지만 중단하고 작가의 길을 걷는다. 1970년 스튜디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는 20년간 그린 색면 추상화로 미술계에 각인되고 있다. 그의 작 마티스에 대한 경의2005235억에 낙찰되었다.

 

 

Mark Rothko (1903-1970)인물사진.jpg
Mark Rothko (1903-1970)

 

 

연극 레드는 1958, 뉴욕 씨그램 빌딩에 자리한 포시즌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 받은 마크 로스코가 40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사건 씨그램 사건에서 그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에 집중했다. 존 로건은 실제 마크 로스코가 했던 이야기들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해냈다. 더 나아가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을 등장시키고, 처음부터 끝까지 로스코와 켄, 단 두 사람의 대화로 극을 구성해냈다. 연극에선 레스토랑에 다녀온 후, 이런 비싼 음식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파기한다.

 

연극 레드는 2인극이다 보니 많은 대사가 오기는 것도 있지만 현대미술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사실 극 중 대화를 따라 가기가 쉽지는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철학을 전공한 로스코의 이력 때문인지 20세기 많은 철학자까지 등장시켜 이런 대사들을 이해하려면 관객 또한 배우들 못지않은 두뇌의 회전이 필요하다. 물론 이해 없이 봐도 무방하다.

 

너 정말 앤디 워홀이 백년 뒤 미술관에 걸릴 거라고 생각해?”(로스코)

지금 걸려 있는데요?”()

그야 그 빌어먹을 갤러리들은 돈이 된다면 뭐든 하니까. 어떤 사악한 취향이라도 맞춰주지. 그건 비즈니스야, 예술이 아니라!”(로스코)

사람들에게 예술이 어때야 한다고 얘기하는거 지겹지 않으세요?”()

 

공연 초반 로스코와 켄이 나누는 이 대사가 이 작품에 대한 많은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사실 이 대사는 현재 우리가 현대미술관에서도 느낄 수 있는 아니 어쩌면 이해를 넘어 강요? 당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현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피카소와 큐비즘이란 전시를 먼저 추천하고 싶다. 간략하게 이야기 하자면 르네상스 이래 500여 년간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를 묘사하는데 국한되었던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미술사조로 사실적인 모사를 과감히 파괴한 장르가 바로 피카소, 조르즈 브라크 등으로 대변되는 입체파(큐비즘)이다. 하지만 큐비즘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현대미술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큐비즘 이후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40년대 잭슨 폴락, 마크 로스코로 대변되는 추상예술주의다. 하지만 20세기는 혼란과 변화가 양분되던 시기라 미술계에도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일어나는 시기로 50, 60년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팝아트 등장하면서 추상예술주의도 구시대적 예술사조로 취급받는다. 바로 이 작품은 거기에 대한 논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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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Havard Mural sketch)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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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Seagram Mural sketch)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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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1970

 

 

 

배우들의 연기력과 연극적 완성도를 떠나 개인적으로 마크 로스코 작품에 대해 큰 감흥을 받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 작품은 사탕보다는 껌에 가까운 작품이다. 현대미술은 갠버스에 색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입힌다는 생각을 더욱 공공이하는 작품이라고 해야 할 수 있다. 현대미술은 현대 사회의 다양성을 캔버스에 옮겨 놓으면서 미술 작품을 단순히 가슴으로 느끼는 것을 넘어 머리로 생각하게 하는 것인 마냥 지식을 요구하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왠지 시대에 처지는 사람 취급 받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이러한 느낌을 받은 작품이지만, 이 작품(영국 런던의 돈마 웨어하우스 프로덕션이 제작)2010년 제 64회 토니어워즈에서 연극 부문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등 6개 부문 최다 수상을 기록했으며, 한국에서는 2011년 초연되어 그동안 4차례 공연되었으며, 강신일, 강필석 등 실력파 배우를 시작으로, 정보석, 한지상, 카이, 박은석 등 개성 있고 걸출한 배우들이 거쳐 갔다.

 

이번 시즌에서는 마크 로스코 역에 배우 강신일, 정보석, 켄 역에 김도빈, 박정복 배우가 캐스팅되었으며,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김태훈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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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석과 박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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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일과 김도빈

 

 

 

김태훈 연출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기념으로 <레드>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라며, “이번 시즌에는 더욱더 본질진정성에 대해 집중하고 고민하겠다고 이번 시즌 공연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연극 레드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오는 210일까지 공연 된다.(R6만원 / S5만원 / A4만원)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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