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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시대 궁과 왕릉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복원·활용 업무를 맡을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15층에 새롭게 출범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조선 시대 왕이 살아생전 생활하던 공간이었던 궁과 왕의 사후 안식을 취하던 공간인 능, 모두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리 주최가 이원화되어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의 왕궁과 종묘 등 조선왕실의 재산을 이왕직에서 관리했다. 대한제국 황실의 재산은 이왕직을 개조해 구황실재산사무총국(1955년)이 맡았다. 1999년 문화재청이 출범하면서 궁원문화재과, 궁능관리과, 궁능문화재과 등을 거쳐 조선 왕능의 복원과 정비 사업이 본격화됐다. 2009년 조선왕능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후 한 해 조선 왕릉을 찾는 관람객이 1,100만 명에 달하면서 문화재 유산과 활용, 보존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2년 조선 왕릉을 관할하는 조선왕릉관리소가 신설되면서 본격적으로 문화재 활용 사업까지 확장됐다.
8일 궁능유적본부 개소식에 참석한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서울은 궁의 도시다. 세계 어느 곳에 가보아도 이런 도시가 없다. 새로 신설된 궁능유적본부는 21세기 문화재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심부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궁능유적본부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는 “10년 전부터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 저희가 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래서 막중한 책임의식도 갖고 있다. 궁능유적본부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이면서 문화유산이다. 한 해 궁능을 찾는 관람객은 1,100만 명이 넘고 관리 면적은 550만평이 넘는다. 정규직은 218명, 무기직까지 합하면 1045명에 달한다”고 소개하며, “가장 중요한 게 안전이다. 안전의 기본 방향은 궁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 궁궐 전각이 많이 복원됐지만 아직 개발 안 된 것도 많다. 또, 세계유산이 됐지만 공개가 안 된 묘까지 확대 개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2009년 조선왕능 40기가 세계유산이 되었지만 북한의 제릉과 후릉 2기는 제외됐다.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에 확대 등재하는 사업과 함께 동구릉에 위치한 태조 건원릉의 함흥 억새 이식사업 등 북한과의 남북교류사업도 통일부와 협의하여 진행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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