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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파리시립근대미술관은 파리퐁피두센터 국립근대미술관과 더불어 프랑스에서 20세기 미술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파리시립근대미술관의 주요소장품들 가운데 입체파 화가들의 대규모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찾아왔다.
입체주의 미술운동은 좁게는 1907년에 시작하여 1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18년까지 짧은 기간에 국한되지만 입체주의는 근, 현대미술의 모험적 시대를 연 르네상스 이래 500여 년간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를 묘사하는데 국한되었던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미술사조로 사실적인 모사를 과감히 파괴한 입체파 화가들의 획기적인 표현방식은 추상미술의 탄생뿐만 아니라 20세기의 다양한 창작의 시대를 여는 모토가 되었다. 현대미술의 모험의 시대는 입체파 화가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체주의는 19세기 대량으로 유럽에 들어온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세기말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폴 세잔에서 그 기원으로 보지만 이후 피카소와 브라크는 입체파를 대변하는 작가라 할 수 있다. 특히 1907년 바르셀로나의 여인들을 묘사한 피카소의 기념비적인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현재 뉴욕근대미술관 소장)은 예술표현의 형식적 한계를 과감히 파괴하며. 입체주의는 상징하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입체파의 기원에 대해서는 원시미술과 세잔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에 대해 미술사학자들의 견해는 일치하나 입체파의 발명이 피카소와 브라크 두 화가 중 누가 먼저였는가에 대한 사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피카소와 큐비즘(Picasso & Cubism)’전은 입체파 미술의 탄생과 발전에 족적을 남긴 세잔, 피카소, 브라크, 드랭, 그리스, 들로네, 레제 등 20여 작가의 90여 점의 진품 명화들로 구성된 순수 회화전으로 입체파를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1909)과 브라크의 여자의 두상(1909), 파리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걸작을 비롯하여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대여한 이스라엘 국립미술관 소장의 세잔의 후기 풍경화 작품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특히 1938년 파리국제전람회에 출품된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 부부의 5미터가 넘는 초대형 작품과 알베르 글레즈의 화려함이 넘치는 초대형 작품은 파리시립미술관이 서울에서의 특별전을 위해 8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반출되어 선보이고 있다. 이들 작품은 당대의 회화작품으로는 드문 압도적 크기와 화려하고 율동적 색채구성은 입체파 회화 절정기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초대형 명화의 생생한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입체주의 미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피카소와 큐비즘’전은 입체주의 미술의 탄생배경에서 소멸까지의 흐름을 연대기적 서술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 이를 통해 입체주의 미술운동의 흥망성쇠를 더듬어 보는 것은 물론 이후 입체주의가 추상미술을 비롯하여 근, 현대 미술의 출발점이 되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라 하겠다.
서양미술사의 대혁명이라 일컫는 입체주의 회화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피카소와 큐비즘’전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올 3월 31일까지 개최된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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