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 고구려의 안시성 전투와 양만춘의 재조명

‘안시성’의 조인성, ‘명량’의 최민식과는 다르지만 같은 길로 나아갈 듯.
기사입력 2018.09.17 23:14 조회수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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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645(보장왕 4) 고구려가 당태종 이세민과의 안시성에서 벌인 공방전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안시성>은 정식 개봉에 앞서 가진 시사회를 통해서 많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고구려안시성 전투에 주목한 것에 대해 김광식 감독은 역사 속 수많은 전투 중, 안시성 전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역사에 기록된 많은 전투들은 나라 대 나라의 싸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이하게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은 연개소문의 쿠데타에 동의하지 않아 나라에서 반역자라 불렸다. 반역자로 불림에도 당 태종과 싸워서 자신을 증명해낸 것이 마음에 들어 그 부분을 재발굴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세민이 수십만 대군으로 네다섯 달에 이르도록 한낱 안시의 외로운 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수치를 가려 숨기기 위해, 안시성은 곧 이세민이 공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본국 고구려의 대권을 잡은 연개소문도 어찌하지 못했다는 기록을 남긴 것이다", “내가 듣건대, 안시성은 성이 험하고 군사가 정예하고, 그 성주는 재능과 용맹이 있어 막리지(莫離支)의 변란에도 성을 지키고 복종하지 않으므로, 막리지가 이를 쳤으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그대로 맡기었다신채호 조선상고사

 

이와는 별개로 중국 측 문헌에는 ‘645년 당군이 고구려를 침공하여 10개의 성을 빼앗고 4만 명 이상을 전사시킨 반면 당군의 전사자는 2,000명에 불과했다며 대전과를 거둔 것처럼 기록되어 있으나, 태종이 안시성에서 퇴각한 지 3일 만에 황급히 요수를 건넌 것이나 철군 후 고구려 침공을 몹시 후회했던 점으로 미루어, 당의 타격은 기록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막대한 것이었으리라 추측된다.

 

안시성 싸움에 대해 우리의 역사는 큰 비중을 두고 다루고 있질 않았다. 이를 처음 기록한 삼국사기에서 조차도 고구려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입장에서는 단지 패전국의 역사일 뿐이라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후 고려나 조선의 문인들은 중국의 대병력에 맞서 이겼다는 자부심, 그리고 대규모 병력에 맞서 수성전을 벌여 승리한 요인을 통해 민족애를 고취?하려는 듯 역사에 등장한다. 이처럼 초기의 정확한 역사적 기록이 없다보니 현재는 다양한 해석이 오갈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부족함은 피할 수 없다.

 

영화는 연개소문이 정변을 일으켜 영류왕을 시해하고 보장왕을 옹립하여 정권을 잡은 이후, 당태종은 이를 빌미삼아 20만 대군으로 고구려를 침공한다. 이에 고구려는 15만으로 대적(주필산 전투)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하지만 고구려군은 주필산 전투에서 대패를 하고 평양성에서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며 퇴각을 한다. 양만춘은 연개소문의 정변에 불만과 함께 평지에서는 당군과 대적하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전투에 나서지 않고 연개소문은 그에게 협조하지 않은 양만춘을 반역자라며 그의 암살을 지시한다.(이 부분에서 명량의 선조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양만춘과 안시성 주민들은 고구려가 패배한 뒤 안시성 홀로 당태종의 공격에 맞서야 했다. 평양성 공략을 서두르던 이세민은 대규모 군대로 쉽게 공략할 것으로 생각했던 안시성의 공략이 생각외로 오래 걸리자 평양성 공격보다는 안시성 공략에 모든 군력을 쏟는다. 이에 당군은 성벽보다 높은 토성을 쌓아 안시성을 공략한다. 그러나 토산이 갑자기 무너져 성벽을 덮쳤고 고구려군이 이를 틈타 토산을 점령해 버리면서 당군은 안시성 공략에 더욱 어려움에 쳐하며 클라이막스에 이른다.

또 이 싸움에서 당 태종은 눈에 화살을 맞았다는 이야기가 고려 후기의 문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정사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영화에서는 어쩌면 전투의 종지부를 찍는 극적인 장치로 활용된다.

 

김광식 감독은 역사에 남아있는 안시성과 양만춘에 관한 단 3줄뿐인 기록으로 시작된 영화다. 고구려, 특히 안시성 전투와 관련된 사료가 부족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남아 있는 사료를 통해 고증 가능한 부분은 철저하게 고증했다. 그 외의 이야기와 요소들은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는 작업을 거쳤고, 이를 연출의 포인트로 삼았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국내 영화에서 쉽게 보기 어려웠던 전투씬에 보조 출연자만 무려 6,500여명, 전투 장면에 활용된 말은 650. 당나라 제작 갑옷은 168, 고구려 제작 갑옷은 248벌이 사용되었다. 7만평 부지에 실제 높이를 구현한 11미터 수직성벽세트와 국내 최대 규모인 총 길이 180미터 안시성 세트를 제작한 것은 물론, ‘안시성 전투의 핵심인 약 5천 평 규모의 토산세트도 CG가 아니라 직접 제작하여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리얼한 액션신 촬영을 위해 스카이워커 장비로 360도 촬영을 진행하였고 드론, 로봇암, 팬텀, 러시안암 등 최첨단 촬영 장비들을 총동원하여 전투씬의 리얼감을 살렸다.

 

특히 영화의 포문을 여는 주필산 전투와 2번의 공성전,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토산 전투 등 웅장하고 실감나는 전투씬은 역사적 사실관계를 떠나 영화적 연출은 오락 영화로서 충분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안시성=양만춘으로 성립되는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 역을 맡은 조인성은 안시성민과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5천명의 소수 군대로 20만 대군의 당과 싸워야 하는 리더십은 영화의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초반 조인성의 캐릭터는 기존 사극이나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장군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연기 톤이나 여린 모습의 캐릭터가 조금은 거부감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은 TV 혹은 다른 역사극이 만들어낸 편견의 기우일 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캐릭터는 재창조되는 것이다.

 

김광식 감독은 이에 대해 고구려 시대 전장을 휘어잡은 장군들이 실제로 3~40대임을 반영한 매우 현실적인 캐스팅이다. 전체 배우들의 평균 나이대가 40대 이하다. 젊고 섹시한 사극을 만들고 싶었고, 조인성을 가장 먼저 캐스팅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 외에도 주필산 전투에서 패한 후, 연개소문의 비밀 지령을 받고 안시성에 들어온 태학도(현재로 치면 사관생도) 수장 사물 역은 남주혁이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스크린 데뷔를 하였고, '성주' 양만춘을 언제나 듬직하게 보필하고 성민을 지키는 '안시성의 부관' 추수지 역은 배성우가 맡아 활약한다. 날렵한 안시성의 환도수장 역의 박병은과 안시성 도끼부대 맏형 활보역의 오대환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에서 아옹다옹하지만 둘의 케미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빠른 행동력과 공격적인 돌파력으로 고구려의 최강 기마부대를 이끄는 기마대장 파소 역의 엄태구와 여군백하 부대의 리더 백하는 김설현은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러브라인을 보여준다.

 

또 전쟁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아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쟁의 신'으로 불린 당나라 황제 이세민 역은 박성웅이, 당의 토산을 허무는 성민을 이끄는 우대 역에는 성동일, 연개소문에는 유오성, 고구려 신녀 시미 역에는 정은채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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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전투가 역사서에는 아주 짧은 기록으로만 존재하여 역사적 진실 논란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는 것에는 우선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씬과 더불어 상영 40분부터 이어지는 안시성의 스펙터클한 전투씬이 주는 오락영화의 재미가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명량에서 보여주었던 영웅의 캐릭터로 민족애를 자극한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영화는 한 사람의 영웅에 의해 절대 절명의 위기의 순간 국가를 구했다는 점과 절대적인 군사력의 차이를 보였지만 결국 리더쉽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2014, 이미 절대적으로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이순신 장군과 인지도 면에서는 절대적인 열세를 가지고 있지만 2018, 안시성 성주 양만춘이 또다시 국민들의 감정을 이끌어낼 것인지 평가가 궁금하다. [이선실 기자]

 

 

 

 

 

 

[이선실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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