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국 근현대기 여성미술가 이성자 작가 조명.

국립현대미술관 《이성자 :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기사입력 2018.03.21 07:06 조회수 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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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자 작가_1990년대


 


 


 


[서울문화인]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이성자(1918~2009)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이성자: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전을 322()부터 729()까지 과천관에서 선보인다. 또한 이번 전시는 신여성 도착하다전을 시작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조명 받아온 한국 여성미술가들을 연구하고 조망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다.


 


1950년대 도불한 작가 중 유일하게 미술전공을 하지 않고 프랑스에 건너간 이성자는 1918년 전남 광양에서 출생하여 일본 짓센여자대학 졸업, 귀국하여 결혼 후 네 아이를 출산(첫 째는 1년 만에 사망)하였지만 이혼 후, 1951년에 도불하여 프랑스에서 회화의 기초를 배우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파리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 (Académie de la Grande Chaumière)에서 회화의 기초를 배웠고 주변 여행을 통해 경험과 안목을 높이면서 작품세계를 확장해 갔다. 개인전 80여회, 그룹전 300회 이상을 개최하였고 파리에서는 주로 유화를, 프랑스 남부 투레트의 작업실 은하수에서는 판화를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도자를 다루는 등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60여년을 작업했다.


 


 


이성자 작가_1963년


 


 



이성자는 기법과 표현에서는 철저하게 프랑스 화단의 영향 아래 있었다. 그러나 타국이었기에 작가가 택한 소재와 주제는 오히려 더 한국적이었고, 주로 어린 시절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동양과 서양’, ‘정신과 물질’, ‘자연과 인공’, ‘자연과 기계등 대립적인 요소들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자 했으며, 이것은 곧 60여 년간 작품세계의 주요개념이자 철학으로 자리하였다. 특히 이성자는 작품에 철학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작가는 당시 프랑스 화단의 모더니즘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에 철저하게 자신의 주관과 의지로 작품 양식과 소재를 선택하여 자신의 심경과 철학을 화폭에 담았다. 작가의 수많은 작품에 나타나는 무수한 도형들은 동양의 음양의 표현이라 한다.


 


이성자는 자신의 작업을 시기별 특징에 따라 분류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는 이성자의 작품세계를 4시기로 구분하여 보여주고 있다. 1950년대 초 파리의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기초를 배우고 추상에 대한 시도를 보여주는 조형탐색기’, 여성으로서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대지를 경작하는 마음으로 그린 여성과 대지시기, 중첩된 건물의 도시를 표현한 음양시기, 자연과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내려다 본 극지와 자연, 우주를 나타낸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등으로 나누어 보고주고 있다.


 


조형탐색기는 이성자가 1953년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회화 공부를 시작하면서 구상, 추상 등 여러 조형적인 실험을 하던 1950년대로 당시 국제적인 미술의 중심지인 프랑스 화단을 직접 접하면서 현대미술에 눈을 뜨고, 여행을 통해 안목을 높이면서 조형적인 실험과 탐색의 시기의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추상작업을 선보였다. 그중 유화에 버금가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목판화라 할 수 있다.


 


 


눈 덮인 보지라르 거리, 1956, 캔버스에 아크릴릭, 73x116cm, 개인소장


<눈 덮인 보지라르 거리>, 1956, 캔버스에 유채, 73x116cm


몽파르나스 보지라르 가 98번지 지붕 밑 꼭대기의 세평 남짓한 하녀가 쓰던 방에서 거리를 내려다 본 풍경을 그린 이 작품은 이성자의 첫 데뷔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랑팔레에서 열린 살롱 데 앙데팡당과 파리 시립근대미술관이 주최하는 보자르전에 출품하여 살롱 입구의 정면 계단 위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리고 개성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를 받으며 특히 당시 파리에서 유명한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였던 조르주 부다이유의 관심을 끌어 레 레트르 프랑세즈에 이 작품에 대한 기사를 싣고 이후 1970년대 중반까지 이성자의 작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쓴다. 조르주 부다이유는 나무의 표현과 여백에도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점에 아주 동양적인 작품이라 평했다고 한다.


 


장애없는 세계, 1968, 캔버스에 유채, 116x89cm, 개인소장


 


 


1960년대를 이성자는 여성과 대지로 명명하였다. 이성자는 나는 여자이고, 여자는 어머니이고, 어머니는 대지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삶을 수용하였고, 어머니로서의 자신에 자부심을 가졌다. 또한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와 고국에 대한 애정 그리고 세 아들에 대한 모성애는 이성자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이고 삶의 목적이었고 한다. 프랑스에서 그림을 시작한 이성자는 형식적으로는 철저하게 프랑스 화단 영향 아래 있었지만, 내용적으로는 프랑스에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철저하게 한국적이었고, 동양적인 감수성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시 <내가 아는 어머니>를 에콜 드 파리에 출품하여 프랑스 화단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라라뱅시, 샤르팡티에 같이 유명한 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프랑스 화단에서 인정받기에 이른다.


 


 


내가 아는 어머니, 1962, 캔버스에 유채, 130x195cm, 개인소장


<내가 아는 어머니>, 1962, 캔버스에 유채, 130×195cm


이성자의 여성과 대지의 출발의 근저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는 어머니이다.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자신의 어머니 60세 환갑을 기념하여 어머니 박봉덕 여사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붉은색 톤이 주조를 이루는 이 작품은 섬세한 붓터치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마치 밭을 경작하여 보이는 밭고랑 같은 느낌을 준다. , 사각형, 원형 등의 기하학적 요소의 구성으로 보여주는 이 시기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1974년 현대화랑에서 전시된 후 개인 소장가에게 소장되었다.


 


초월 12월 1, 75, 1975, 캔버스에 아크릴릭, 나무, 160x130cm, 개인소장


 


 


음과 양, 1965년 이성자는 15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 개인전을 갖는다. 아울러 미국 여행에서 본 층층이 포개져 있는 고층건물과 형형색색의 전기불 등 물질적 풍요로움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작품에도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이전의 땅을 경작하듯 치밀한 터치는 사라지고 자유로운 선과 원의 형상이 등장하고, 재료도 겹쳐 칠하기에 용이한 아크릴로 변화한다. 또한, 재료와 기법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에어 브러쉬를 사용한 이차원 평면 위에 오브제인 나무를 직접 붙여 자연과 기하학이라는 상반된 요소의 새로운 화면을 만들었다. 또한 이성자는 이 시기에 프랑스가 사랑하는 문인이자 누보 로망의 기수인 미셀 뷔토르(1926-2016)를 만나 판화작업 위에 시를 쓰는 공동 작업을 하게 되며 <샘물의 신비>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샘물의 신비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1980년대부터 작고할 때까지 이성자의 시각은 하늘 혹은 우주로 향한다. 1994년까지 이어지는 이 작업에 대해 이성자는 동과서의 극을 오가는 내 생활의 그림일기라고 언급하였다.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면서 서양의 과학적인 사고와 동양의 철학을 담으며 상생을 추구하였다. 작가의 작품제목에서 차용한 이번 전시명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은 바로 이성자의 행적과 작품세계의 개념을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1월 4, 90, 1990, 캔버스에 아크릴릭, 150x150cm,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소장


 


 


한편, 이성자 작가는 생전에 1,300여점의 유화, 12,000여점의 판화, 500여점의 도자기 작품을 남겼는데 이성자 미술관 건립 조건으로 376점을 진주시에 기증하였다. 이성자 작가는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세 번의 전시를 가졌지만 이번 전시는 국내 소장품을 위주로 총 127(회화, 도자, 포스터)의 작품과 아카이브를 선보인다.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서울문화인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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