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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세계사에는 나오지 않는, 세계 역사를 뒤흔든 100살 노인의 파란만장 로드트립을 그린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2009년 출간 이후 전 세계 35개국에서 천만 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스웨덴 소설을 원안으로, 국내 창작진을 통해 창작연극으로 거듭나는 작품으로 2010년 스웨덴 베스트셀러상, 2011년 덴마크 오디오북상, 2011년 독일 M-피오니어상, 2012년 프랑스 에스카파드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3년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한 바 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더 헬멧> <카포네트릴로지> 씨어터 RPG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등 파격적인 아이디어와 신선한 도전정신으로 창작연극의 새로운 계보를 잇고 있는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 콤비가 연극으로 재탄생, 소설 속 100년의 역사 중 주요 에피소드를 압축하여 다양한 연극적 장치를 최대로 활용하여 재기발랄하게 그려내었다.
전쟁과 냉전으로 전 세계가 양분되었던 20세기, 우연히 세계사의 다양한 격변에 휘말리는 와중에도 이념과 체제, 종교나 젠더, 사회적 통념이나 평가 등 기존의 가치관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100년을 살아온 한 노인의 기상천외한 해프닝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고 이어진다.
100세 생일날 잠옷 차림으로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훔치면서 펼쳐지는 황당한 에피소드와 과거 100년 동안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어 온 스펙타클한 모험이 교차되는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알란이 태어난 1905년 5월 2일부터 2005년 5월 1일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난 현대 세계사에 기록된 굵직한 인물뿐만 아니라 코끼리, 강아지, 고양이까지 약 60여명의 주요 인물들을 단 5명의 배우가 소화하는 전무후무한 1인 다역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특정 소품 하나로 시공간을 넘기고, 받으며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연극적 약속은 연극 특유의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시공간을 넘나들며 무대를 가득 채우는 5명의 배우들은 쉴 새 없는 ‘캐릭터 저글링’ 은 재미와 동시에 관객에게는 극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아쉬움이 있다.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스페인 프랑코 장군(서현철)의 목숨을 구한 청년 알란(양소민)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김정일(양소민)에게 정체를 들킬 위기에 처한 청년 알란(권동호)와 아인슈타인(주민진)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돈가방을 연 100세 알란(오용), 율리우스(장이주)와 기뻐하는 알란들(이진희, 김도빈, 이형훈)
연극_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공연사진_창문을 넘으려는 100세 알란(오용)과 관객들에게 설명하는 알란들(장이주, 이진희, 김도빈, 이형훈)
연극과 뮤지컬, 영화와 방송을 가리지 않고 명불허전 코믹 연기를 선보이는 서현철과 오용이 100세 알란과 프랑코 장군, 스탈린, 김정일 등을 연기하며, 양소민과 이진희는 아론손, 볼트, 김일성 등을 소화하는 알란1로 김도빈과 주민진은 알란2로 분해 베니, 아인슈타인, 알란 엄마 등을 연기한다. 손지윤, 이형훈은 보스, 코끼리 소냐, 오펜하이머 등 알란3으로 번갈아 가며 무대에 오르고 장이주와 권동호가 알란4로 율리우스, 경관, 경찰견 키키 등을 연기한다. 이처럼 10명의 배우들이 성별, 연령, 인간과 동물을 넘나들며 무대 위 완벽한 배우 합의 예술을 선사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오는 9월 2일까지 계속된다.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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