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독특한 한국형 히어로의 등장.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기사입력 2016.05.04 02:37 조회수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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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2년 영화 <늑대소년>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 <늑대소년>에서 독특한 미장센과 새로운 연출 스타일을 보여주며 700만 관객을 사로잡아 흥행에 성공한 감독은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익숙한 전형을 깨뜨리며 새로운 캐릭터와 스타일을 만들어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역사 속 홍길동은 사회에 순응하지는 못하지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 과감하게 활동하고, 때로는 옳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조성희 감독은 이런 홍길동을 현대로 가져와 과감하게 비틀어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불렸던 이름이지만, 정작 실체는 알 수 없는 홍길동의 익명성과 아무도 모르게 음지에서 은밀히 활동하는 그의 모습에 조금씩 모자람을 덧입혀, 익숙한 영화 속 주인공들의 전형성을 깨버린 색다른 히어로를 창조한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홍길동이 영화 속에서 조성희 감독을 만나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으로 재탄생 한다. 의적도 정의의 사도도 아닌, 악당보다 더욱 악랄한 악당 같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그야 말로 제멋대로인 홍길동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에서 주인공은 항상 정의롭다는 기존의 선입관을 무시한 설정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영화의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다. 홍길동(이제훈)은 어릴 적 자신의 어머니가 김병덕(박근형)에 죽임을 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이후 좌측 뇌 해마에 손상을 입어 감정 인지 능력과 8살 이전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다. 또 사고 후유증으로 각성제를 달고 살며 심각한 불면증도 앓고 있다. 그러던 중 복수를 위해 애타게 찾아 헤매던 김병덕을 20년 만에 찾게 되고 그의 집 앞에 선다.


 


그러나 김병덕은 이미 어떤 일당에게 납치된 상태였다. 김병덕의 손녀 딸 동이(노정의), 말순(김하나)에게 할아버지를 찾아주겠노라 거짓다짐을 하고 자매와 동행하지만, 난처한 일들만 계속해서 생긴다. 오히려 김병덕을 찾아나서는 도중 종교집단 광은회의 실체를 알게 되고, 필연적으로 이들과 맞서게 된다.


 


영화의 장점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홍길동의 이제훈은 영화 내내 반전 캐릭터 홍길동을 참으로 잘 연기했다. 겉보기에 매력적이지만 하는 짓이 밉상이고, 허무주의자와 같은 언행을 보이며 영화적 분위기에 딱 맞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김성균의 악역 연기는 홍길동의 대척점에서 영화의 맛을 높여주었다. 눈동자 한 번 흔들리지 않고 무력으로 홍길동을 제압하는 장면이나, 김병덕을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서늘한 기운마저 느껴지는 완벽한 악당의 전형을 보여준다. 배우 박근형의 연기는 마치 그의 진심을 보는 듯하다. 상대배우의 몰입을 배려하기 위해 차가운 돌바닥에 맨발로 연기하는 모습은 젊은 배우들의 귀감으로 남을 것이다.


 


배우들의 장점은 또 있다. 말순 역의 아역배우 김하나이다. 8살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의 말투를 또박또박 흉내 내는 어린이처럼 모든 장면에서 전혀 흐트러짐 없는 연기신동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영화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은 듯한 캐릭터에 아니 이건 뭐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점 점 말순이의 캐릭터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마 영화가 끝나도 가장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배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조성희 감독


이재훈
 


고아라


김성균



 


영화는 1980년대로 추정되는 시기에 도시 전체가 어둡고 안개가 낀 듯 음산하며, 배경, 의상, 소품 등이 느와르 영화를 연상시키며 공간과 인물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고, 전체적으로 몽환적이다. 감독은 영화상의 분위기는 5~60년대 미국 르누아르 영화의 느낌을 표방하였다고 한다.


 


또한, 나쁜 놈이 더 나쁜 놈과 맞서 싸우고 우여곡절 끝에 사람들을 구하게 되는, 영웅이 될 생각이 없던 사람이 어찌하다가 진짜 영웅이 되는 전형적인 안티히어로 영화를 표방한다.


 


영화는 자칫 관객의 시선을 흐트러뜨려 놓을 수 있는 단조로운 스토리를 감각적인 연출로 새로운 판타지를 창조해 내는 조성희 감독의 특기가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 무너지지 않고 선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영화는 54일 개봉하고, 15세 이상 관람가능하며, 러닝타임은 125분이다. [김종현.허중학 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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