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치열한 두뇌싸움, 세기의 체스대결을 다룬 실화. <세기의 매치>

기사입력 2016.02.02 02:09 조회수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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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 냉전시대의 소리 없는 전쟁을 그리다.


 


[서울문화인] 한 시대에 태어난 두 천재의 대결, 토비 맥과이어와 리브 슈라이버가 주연으로 열연한 영화 <세기의 매치>는 어린 나이에 미국을 제패한 체스 천재 바비 피셔와 무패 신화의 러시아의 전설적인 체스 황제 보리스 스파스키가 벌이는 체스 역사상 가장 극적인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체스”라는 제목으로 뮤지컬로 공연된 바도 있다.


 


영화는 단순한 체스 대결이라기보다는 냉전시대 당시 미국과 러시아의 ‘소리 없는 전쟁’으로 비유될 만큼 체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결로 회자되고 있다. 그래서 영화의 원제 ‘폰의 희생(pawn sacrifice)’은 - 장기로 치면 졸에 해당하는 폰을 희생하는 것을 의미 - 냉전시대에 매카시즘과 같은 집단적 광기에 희생된 개인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세기의 매치>는 바비 피셔의 일대기를 기본 줄기로 1972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벌어진 세기의 대결을 극적으로 잘 묘사해 준다. 그러나 당시의 정치 이데올로기적 상황은 세기의 매치를 더 이상 체스의 대결 또는 개인의 문제로 두지 못하게 만든다. 베트남전에서 패색이 짙어진 미국의 상황과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닉슨 대통령의 입장, 체스만큼은 미국보다 우월하다는 러시아의 자부심, 아울러 냉전시대의 산물로서 서로 지고 못사는 미국과 소련의 대결은 체스라는 게임에서 조차도 지적 우월성을 입증하고 싶어 하는 대결로 치닫게 만든다. 어찌 보면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비 피셔는 6세라는 어린 나이에 체스를 시작하여, 13세에 미국 체스계를 제패하고 15세에 체스 역사상 최연소 그랜드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한 체스 천재이다. 그러나 유태인 혁명가 어머니를 둔 피셔(토비 맥과이어)는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것이 일상화 된 외로운 아이였으며 체스만이 유일한 낙이었다. 성격도 유달리 예민해서 체스를 두면서 더욱 더 뒤틀려진 성격을 갖게 되고, 이후에 대회에 참여하면서도 도청을 의심하며 숙소 곳곳을 뒤집어 난장판을 만들어 놓거나 대회에 참여할 때마다 억지스런 요구를 하며 조력자들을 난감하게 만든다. 그러나 각 국의 그랜드 마스터들을 모두 물리치면서 마침내 세기의 매치가 될 세계 챔피언 보리스 스파스키(리브 슈라이버)에게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


 


영화는 피셔가 치렀던 경기들을 중심으로 피셔가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잘 담았다. 이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한,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토비 맥과이어는 피셔의 편집증적인 강박증과 기행을 체스 대결에서 느끼는 압박감 때문이라고 잘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피셔의 편집증적 기행을 설명하기에는 성격문제 측면과 가정사와의 연관성 등의 조화가 부족했으며, 천재성과 인간적인 고뇌에 대한 복잡한 심리묘사가 입체적이지 못해 아쉬웠다.


 


반면 바비 피셔의 숙적인 러시아 보라스 스파스키를 연기한 리브 슈라이버는 자연스러운 러시아를 구사하며 체스황제다운 온화하고 여유로움과 천재의 편집증적인 행동에 대한 연기를 잘 보여주었다. 한편 영화가 더욱 풍성해지고 드라마틱해지도록 시대적 상황에 맞는 미쟝센과 감정적 분위기를 잘 담아내기 위해 흑백과 컬러 촬영을 번갈아 한 점은 눈에 뜨인다.


 


참고로 바비 피셔는 러시아 선수들이 장악한 체스계에서 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미국 체스계의 자랑이다. 그러나 세계 챔피언이 된 후 돌연 잠적해버린 피셔는 이후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면서 대회에 참석하지 않아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하게 되고 결국 아이슬란드에 망명을 하는 등 비운의 노년기를 보낸다. 바비 피셔의 굴곡진 삶은 이미 영화화 된 바가 있는데 <위대한 승부>(1993), 다큐멘터리 전기영화 <체스황제 바비 피셔>(2011)가 그 것이다. 영화는 1월 28일 개봉하고,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5분이다. [김종현 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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