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59년차 배우 안성기의 저력이 느껴지는 영화. <사냥>

기사입력 2016.07.01 22:35 조회수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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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영화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 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사냥꾼들과, 그 사냥꾼들이 저지른, 보아서는 안 될 장면을 목격하게 된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도피와 추격을 담은 영화이다. 영화 속 주 배경인 산이라는 공간은, 그 곳에 갇힌 채 추격전을 벌이는, 오로지 연결되는 길만 있는 미로 같은 공간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인물들 간의 치열한 욕망의 대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폐쇄적인 공간으로 작용하면서 인간의 탐욕에 대한 본성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하면서 서늘한 긴장감을 형성하게 된다.


 


흉흉한 소문으로 찾는 사람도 없는 외딴 산에서 탄광 사고로 죽은 아들에게 젯밥이라도 주려고 폐광을 찾았던 노파가 우연히 벼락으로 드러난 절벽에서 금맥을 발견한다. 노파는 알고 지낸 경찰 명근(조진웅)을 불러 보여주지만, 금을 확신한 명근은 금이 아니라고 둘러대고 쌍둥이 동생 동근에게 은밀하게 사냥을 핑계 삼아 사냥꾼으로 가장한 사람들을 불러들이게 하여 금맥을 살핀다.


이때 금맥을 처음 발견한 노파가 갑자기 등장하고 당황한 동근 무리들은 할머니가 사고로 굴러 떨어지자 아예 입막음을 해버린다. 그러나 탄광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기성(안성기 분)이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여기에 할머니를 찾아 올라온 손녀 양순(한예리)까지 휘말리면서 사건은 복잡하게 돌아간다. 기성은 양순을 지키려 총을 잡고 목격자를 죽이려고 하는 동근 무리의 추격을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건 도주가 시작된다.


 


국민배우 안성기는 <사냥>을 통해 배우생활 59년 만에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한다. 기성은 탄광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수 년 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산을 떠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파격적인 액션은 처음이었다'고 말할 만큼 극 중에서 총을 메고, 양순을 업고 뛰는 거침없이 달리는 연기를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양순에 얽힌 비밀을 간직하며 산을 지키는 사냥꾼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또 배우 조진웅은 <사냥>에서도 쌍둥이 형제 형사 명근과 동근 12역을 맡았다. 그리 성실하지 못한 나쁜 형사 명근과 동근의 외형적인 차이보다 산 아래 경찰서에서 관망을 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절대악 명근과 직접 산 속에서 행동을 담당하는 동근을 감정선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성과 각각 대치하는 두 인물을 잘 연기했다.


 


여기에 배우 한예리는 탄광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또래보다 지능은 낮지만 운동능력이 뛰어난 팔푼이 역할을 너무나 잘 연기해 주었다. 본인도 "더 늦으면 이 역할을 못할 것 같았다. 늘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고 할 정도로 어쩌면 다시는 배역을 맡을 수 없을 지도 모르는 10대 소녀 연기를 잘 소화했다.


 


무엇보다도, 오르기도 힘든 산에서 구두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점점 사냥꾼들에게 동화되어가는 맹실장역을 연기한 권율이 시선을 끈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한 번 더 해피엔딩' 등에서 보여준 부드러운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권율은 영화속에서는 정 반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맹실장은 영화 속 처음부터 정장차림으로 등장해 다른 이들과 이질적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는 중간에 기성에 의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이 되면서 점점 기성을 죽이려고 하는 인간사냥꾼으로 변해간다. 권율은 그런 맹실장의 모습을 잘 소화했다.


 


근래 영화들이 러닝타임을 너무 길게 간다는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이우철 감독은 러닝타임을 비교적 짧게 93분이라는 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 그래서 카메라 워킹이나 빠른 화면 전환 등으로 인해 호기심을 이끌어내면서 지루하지 않게 잘 이끌어 간다. 그러나 짧고 빠르게 끌고 가다 보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생겨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꼭 필요한 상황설명이 부족하고 스쳐 지나가 듯 넘어가면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또 후반으로 갈수록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모호하고 결론과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93분이다.[김종현 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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