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우정이 사진과 회화작품으로 만나다

이상벽+이두식 공동 전시 <그들만의 목(木)소리>
기사입력 2009.05.03 18:54 조회수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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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인적으로 고향 선배인 홍익대 미대 이두식(63)교수의 그림을 무척 좋아한다. 강렬한 오방색(五方色)을 사용한 그의 작품은 그림에 손방인 사람도 쉽게 구분을 할 정도로 눈길을 끈다. 또한 그림에 힘이 있고 활기가 넘쳐 거실이나 사무실 같은 곳에 걸어두면 생기가 돋아나는 것 같다.


 


문화 예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두식 교수를 안다. 그는 한국미술계에서 특별히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국내외에서 39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홍익대 미술대학장 등을 지냈으니 말이다.


 


그가 미술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을 당시 “작은 소망이 있다면 내 그림이 거창한 빌딩 아닌 누추한 시골 농가에 걸리더라도 사람의 가슴에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라는 의지를 표방하면서 지금도 싸게 자신의 작품을 팔고 있어, 미술 시장의 대중화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방송인 이상벽(63)선생도 이름만 대면 온 국민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신문기자를 10년 정도 한 다음 방송인으로 변신해 평생 잔잔한 교양프로그램 MC로 활동한 ‘국민MC’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사람이다.


 


몇 년 전 서울갤러리 전시회나 얼마 전 서울오픈아트페어에 나온 나무사진이 참 인상에 남는 사진작가이다. 그는 홍익대에서 디자인과 사진을 전공한 사람으로 2년 전 방송 일을 그만둔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2년 동안 2만장을 찍었다고 하니 대단한 내공이다.


 


이두식과 이상벽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둘이 둘도 없는 친구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둘은 홍익대 미대 65학번 동기생이며, ROTC 7기도 함께한 절친한 친구다.


 


젊은 시절 광화문에서 화실을 운영하던 이두식 교수의 작업실에는 이장희, 송창식, 김세환, 이상벽, 손진책 등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친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오는 6일부터 거의 한 달간 인사동에 위치한 ‘김영섭 사진화랑’(http://www.gallerykim.com)에서는 이들 두 사람의 공동 전시회가 <그들만의 목(木)소리>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두식이 친구인 이상벽에게 먼저 제안을 하여 열리는 전시회라고 한다. 사실 이두식 같은 대가가 아직은 신인 소리를 듣는 사진작가와 공동 전시회를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이 교수가 먼저 제안을 했으니 말이다. 마음이 통하는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KBS 1TV ‘아침마당’ 진행자였던 이상벽은 “방송을 접은 후 20개월 만에 2만 컷을 찍었다. 다들 믿지 않으려고 한다. 어떻게 그 간에 그 많은 사진을 찍었느냐는 거다. 저는 거의 매일 사진을 찍으러 나간다. 사진가들 중에서 저처럼 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사진은 제가 40년을 기다려온 일이다. 그래서 저보고 취미로 사진을 한다고 하면 억울하다.”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까지 개인전과 국내외 초대전을 합쳐 7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유명인이라 그런지 사진도 꽤 잘 팔리는 편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사진에세이 <내안에 나무 이야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구식 수동 카메라 하나 들고 전국 방방곳곳을 순례하고 돌아와 나무를 주제로 에세이집을 낸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전문사진작가로 변신했다는 선언적 의미를 갖고 있다.


 


<내 안에 나무 이야기>에 실린 사진은 2007년 6월 서울갤러리에서의 개인전,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초대전을 가졌을 때 걸었던 테마 그대로로, 당시 나무 사진 52점이 고스란히 수록돼 있다.


 


여기에는 갯벌 한 켠에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를 일 년 넘게 매달리다 하마터면 수렁에 묻힐 뻔 했던 일, 눈 사진을 찍으러 새벽 대관령 산꼭대기를 혼자 오르던 일, 한여름 산모기 떼 공습을 받고 혼비백산했던 일, 모 전직 대통령과 한 목욕탕에서 알몸 인터뷰를 했던 일 등등 색다른 뒷얘기도 가득하다.


 


그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유독 사진에 호기심을 느꼈고, 신문사 취재기자 시절에도 카메라만은 늘 챙겨 다녔을 만큼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방송생활 초기엔 주위 후배 연예인들과 함께 ‘예사랑’이라는 사진 동우회를 만들어 한동안 흑백사진에 몰두하기도 했다.


 


지금 쓰고 있는 카메라 역시 그때 즐겨 쓰던 FM2 수동카메라. 아직은 필름작업이 좋다는 것이며, 노트리밍, 노휠터, 노후드를 고집하고 있을 만큼 전형적인 아날로그 마니아다.


 


따라서 이상벽의 사진엔 언제나 자잘한 이야기들이 배어 있다. 비록 나무들 세상이지만 우리네 사람들처럼 그들만의 숨겨진 삶이 소박하면서도 다채롭게 새겨져 있다.


 


그는 “제가 찍은 사진 위에 이 교수가 페인팅을 한 작품들을 전시한다”면서 “사진+회화라는 형식은 아마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시도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나무를 찍어왔다. 사실적인 사진을 만들던 초기와는 달리 요즘은 회화적인 이미지를 잡아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장노출을 통해 나무를 회화적으로 재조합하는 일”로 정의했다. 그에게 사진은 나눔의 봉사이기도 하다. 좋은 작품을 이웃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을 자주 한다.


 


이 교수는 둘이 함께한 작품 10점과 이상벽의 사진 작품 20점이 걸리는 전시라, 전시회 제목을 '이상벽+이두식' <그들만의 목(木)소리>로 하자고 양보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일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두 사람의 작품을 보는 것과 함께 이들의 40년 넘는 우정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주어질 것 같다.


 


 


전시명: 이상벽+이두식 <그들만의 목(木)소리>


전시기간: 2009년 05월 06일(수) ~ 05월 31일(일)


작가명: 이상벽, 이두식


전시장소: 김영섭 사진화랑


전시장 홈페이지: http://www.gallerykim.com


전시장 전화 문의처: 02-733-6331


전시장 주소: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69-2번지


 


 

[관리계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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